돌고래만큼 똑똑해진 로봇청소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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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R&D캠퍼스 가보니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에 있는 LG전자 가산연구개발(R&D)캠퍼스 3층에 있는 로봇청소기 테스트실에서 ‘로보킹 터보 플러스’가 주행 성능을 테스트 받고 있다. LG전자 제공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에 있는 LG전자 가산연구개발(R&D)캠퍼스 3층에 있는 로봇청소기 테스트실에서 ‘로보킹 터보 플러스’가 주행 성능을 테스트 받고 있다. LG전자 제공
 28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LG전자 가산연구개발(R&D)캠퍼스 ‘로봇청소기 실환경 주행 테스트실’. LG전자 어플라이언스선행제어연구2팀장 조일수 팀장은 소비자들이 로봇청소기가 ‘얼마나 똑똑한지’ 아직도 알아주지 않고 있다는 섭섭함부터 드러냈다.

  ‘스스로 움직이는’ 가전제품인 만큼 ‘스마트’해야 하는데, 초기 제품들은 실제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멍청한 기계’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로봇청소기는 바닥의 재질에 따라 청소 방법을 달리 하고(청소 기능), 문턱을 넘어가면서 집 안을 청소하기도 하며(주행 기능), 낯선 사람이 집 안에 들어오면 사진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등(스마트 기능)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테스트를 실시한 제품은 LG전자 로봇청소기인 ‘로보킹 터보 플러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연구팀이 “돌고래와 지능이 비슷하다”고 평가할 정도의 기능을 갖고 있다. 테스트실은 일반적인 아파트 내부와 같았지만 유독 장애물이 많았다. 선풍기, 화분, 홈시어터 등 20∼30개의 다양한 소형 물품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해 청소하는지 측정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잘되는 30여 종의 러그(작은 카펫)도 군데군데 놓여 있었다.

 조 팀장은 “1.5∼2cm 높이의 장애물은 문턱 등 ‘넘어야 하는 장애물’로 인식하고 청소하며 이 외에는 센서가 작동해 스스로 피한다”며 “카펫 위에 올라서면 더 빠르고 강하게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도록 바닥 재질도 인식한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에 설치되는 센서는 약 50개. 로봇이란 단어에 걸맞게 ‘센서덩어리’ 가전제품이지만 아직 한계도 있다. 바닥 먼지를 흡입구 쪽으로 쓸어 담는 기능을 하는 회전솔에 번번이 둘둘 감기는 머리카락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식탁이나 책상 밑 등 기둥이 많은 공간은 청소할 수 없고, 외부 충격으로 위치가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길을 잃어 청소한 곳을 또 청소하는 ‘바보 같은’ 모습은 여전하다. 같은 재질의 바닥에서 먼지가 많은 곳과 깨끗한 곳을 구분하지 못해 같은 속도, 같은 흡입력으로 청소하는 것도 한계다. 먼지센서를 탑재하면 되지만 센서에 먼지가 묻으면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자업체들은 로봇청소기의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틈새에 끼면 스스로 탈출하는 ‘자동탈출 기능’, 먼지가 모이는 모서리까지 청소하는 ‘코너마스터’, 카메라로 집안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홈뷰 스마트 기능’을 속속 집어넣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말에 1분, 1초가 아까운 직장인들이 청소 시간을 줄여보겠다며 로봇청소기를 구매하지만 아직 만족하지 못해 직접 청소에 나선다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며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기업들은 R&D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lg전자#r&d캠퍼스#로봇청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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