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업계, 공급과잉 대비 몸집 불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中기업 규모 키워 저가공세 펴자 M&A-투자 늘려 가격 경쟁력 강화

 최근 들어 국내 태양광기업들이 사업 재편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OCI는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제조 자회사인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지분을 인수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OCI는 당장 경영에 참여하진 않지만, 지분을 100% 인수할지 내년 3월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태양광전문기업 신성솔라에너지는 계열사인 신성에프에이(물류 자동화 장비 제조기업)와 신성이엔지(청정 환경 시공기업)를 합병하기로 결정한 뒤 다음 달 11일 합병 승인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SKC솔믹스는 태양광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뒤 관련 자산을 웅진에너지에 최근 매각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업계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조만간 또다시 불거질 공급 과잉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태양광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설비를 증설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공급 과잉 문제가 올 하반기(7∼12월)나 내년부터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양광산업은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2007년경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0년 말 공급 과잉이 시작돼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유럽·미국 업체들이 2013년 중반까지 줄줄이 파산했다. 하지만 2014년 말부터 태양광시장이 다시 호황을 맞자 중국기업들은 무섭게 덩치를 키웠다.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폴리실리콘(태양광 셀의 핵심소재)의 50%, 셀의 71%, 모듈의 73%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태양광은 반도체 등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품질 차이가 크지 않고, 제때 투자해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모듈 가격 기준으로 국내산에 비해 중국산이 가격은 20%가량 저렴하지만 품질은 비슷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사업 재편으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 세계 3위(연 5만2000t) 생산 규모를 갖춘 가운데 도쿠야마 말레이시아(연 2만 t 생산)와의 제휴를 통해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신성솔라에너지는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면 차별화된 전략으로 공급 과잉을 성공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연구원은 “국내 태양광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국산 태양광 제품을 우대해주는 한편 기업들도 태양광 응용 분야로 꾸준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태양광업계#공급과잉#m&a#중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