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나흘 앞으로…中 기업 신제품 몰려들지만 삼성-LG ‘자신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15시 56분


코멘트
“단순히 세탁기 위에 세탁기를 올려놓은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이 올해 초 판매를 시작한 ‘하이얼 듀얼드럼세탁기’에 대한 국내 가전업계의 평가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해 지금까지 총 18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트롬 트윈워시’를 사실상 그대로 본뜬 이 제품은 ‘카피캣’ 논란만 불러일으킨 뒤 현재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서 영향력은 미비한 수준이다. LG전자 트윈워시가 한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 판매 성장세를 이끄는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세계 3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히는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6’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IFA 2016은 중국 가전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대형 인수합병(M&A)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열린다. 그렇다 보니 한·중 기업 간 기술력 및 제품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 격차를 확인하는데 가전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 제품에서 모티브를 따오거나 유사한 제품명을 사용하는 등 ‘혁신’ 보다는 ‘모방’에 바탕을 둔 중국 제품들이 많았다. 하이얼 듀얼드럼세탁기의 경우 겉모습은 트윈워시를 닮았다. 하지만 그 속은 반쪽짜리 제품이다. 동시세탁이 가능하지만 동시 탈수는 불가능한 탓이다. 세탁보다 탈수는 회전 속도가 더 빠르다. 두 모터가 동시에 움직일 때 생기는 공진현상으로 서로의 작동을 방해하는 문제를 하이얼은 해결하지 못했다.

LG전자 측은 “트윈워시는 2008년 이후 판매한 15㎏ 이상 드럼세탁기 고객이라면 미니워시만 따로 구입해 사용이 가능하지만 하이얼 제품은 탈수 단계에서 한 대를 멈춰야 하는 문제가 있다”라며 “세탁기 뿐 아니라 에어컨, 청소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한국 제품 고유 디자인이나 아이디어를 따라한 제품들이 올해도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열렸던 IFA의 경우 하이얼이 세계 최초라고 소개한 ‘T도어 시리즈’ 냉장고는 LG전자가 2012년 선보였던 ‘상냉장 하냉동’ 방식을 그대로 따라했다. 소음과 진동을 줄인 ‘뉴 솔리드 스테이트 와인 셀러’의 경우 국내 대유위니아 기술을 따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중국 스카이워스의 경우 삼성전자 에어컨 Q9000의 동그라미 형태 에어컨 송풍구 디자인을 그대로 채택해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올해도 앞선 기술력을 선보일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우려보다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평가에 무게가 쏠릴 것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IFA 2016에서 삼성전자는 퀀텀닷 커브드 모니터, ‘미세정온기술이 적용된 패밀리 허브 냉장도 등 신제품을 공개한다. LG전자의 경우 모터와컴프레서 등 생활가전 핵심부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핵심 부품 경쟁력을 알림과 동시해 B2B(기업간 거래)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결국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방법은 핵심 기술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라는 것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