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한섬의 ‘이유있는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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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마인 등 8개 브랜드 입지 탄탄
백화점-아웃렛 확장때마다 입점… 패션 불황속 2분기 매출 20% 증가
8월말 현대백화점에 자체 편집숍… 계절별 입점 브랜드 바꾸는 새 시도

국내시장의 성장 정체로 패션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홀로 승승장구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돌아선 대형 경쟁사들과 달리 한섬은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해 ‘알짜’ 영업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의 올해 2분기(4∼6월) 매출은 1452억2700만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0억7700만 원으로 102.5% 늘었다.

한섬의 매출 규모(지난해 기준)는 업계 매출 1위인 삼성물산 패션부문(1조7383억 원)의 3분의 1 수준. 하지만 계열사 유통망을 기반으로 인기 브랜드의 라인을 확대하거나, 편집숍 론칭 등 새로운 사업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직후 사업 영역을 재정비했다. 그 결과 최근 1, 2년 사이에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26개 브랜드 가운데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등 경쟁력이 탄탄한 8개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증권가는 올해 한섬의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한 7339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유통 전략이 한섬의 성공에 크게 도움이 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초에 “유통망과 제조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패션업체인 한섬,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 등을 적극적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사업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전략에 따라 한섬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판교점,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등에 잇달아 매장을 열었다. 2014년 론칭한 잡화 브랜드 덱케와 지난해 론칭한 랑방컬렉션 액세서리, 더캐시미어 등 신규 브랜드도 덕분에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한섬은 이달 말 현대백화점에 자체 편집숍을 론칭한다. 매 시즌 콘셉트를 바꿔 입점 브랜드를 갈아엎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고정된 입점 브랜드를 정해놓고 시즌마다 제품만 바꿔가며 운영하는 기존의 편집숍 형태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의 성공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섬은 편집숍의 올해 가을·겨울 시즌 콘셉트를 ‘리파인드 시크’ ‘스타일리시 클래식’ 등으로 명명했다. 편집숍 담당자들은 콘셉트에 맞는 패션잡지 화보 몇 장을 추려 올해 초부터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을 돌아다녔다. 한섬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는 따지지 않는다. 오로지 콘셉트에만 집중해 입점 브랜드를 추린 결과 체코, 오스트리아 등지의 생소한 브랜드들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남성, 여성 패션 편집숍을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내년까지 라이프 스타일과 영캐주얼 편집숍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9월에는 현대홈쇼핑 전용 남성 패션 브랜드인 ‘모덴 옴므’를 론칭한다. 지난해 9월 홈쇼핑 전용 여성복 브랜드로 선보인 ‘모덴’이 론칭 4개월 만에 매출 120억 원을 올리며 성공을 거두자 남성 브랜드로 라인을 확장한 것이다. 올해 모덴과 모덴 옴므의 매출 목표는 200억 원이다. 한섬 관계자는 “인기 브랜드인 시스템의 라인을 확장해 ‘시스템2’ ‘시스템0’ 등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것처럼 계열사 유통망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현대백화점#한섬#리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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