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3분기 실적은 ‘부업’이 좌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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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2분기 실적 급등… 3분기는 정제마진 줄어 ‘먹구름’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 투자 확대… 수익성 악화 대응책 마련 총력

정유업계가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1분기(1∼3월)에 비해 대폭 오른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도 영업이익 8448억 원을 내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5196억 원,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분기 실적(각각 3159억 원, 2019억 원)을 크게 앞섰을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1분기(4914억 원)보다 약간 적은 영업이익(488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시황 따라 변동 심한 정유사업

정유업계가 2분기에 높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유가 상승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유가가 낮을 때 사서 저장한 원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익이 난다.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1월 26.9달러에서 지난달 46.5달러로 올랐다.

하지만 3분기(7∼9월)엔 정유사업 수익이 악화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1월 9.9달러에서 지난달 4.9달러로 뚝 떨어진 데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기 침체와 달러 가치 상승으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낮아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라며 “3분기부터는 정유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업은 매출은 크지만 정제마진과 유가 등에 따라 수익이 좌우돼 변동성이 높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1달러 하락하면 국내 정유4사가 약 1조 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익성도 비교적 낮다. SK이노베이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지난해)은 정유사업(3.7%)보다 화학사업(4.6%), 윤활유사업(11.2%)이 높았다.
○ 비(非)정유사업에 투자 강화

정유업계는 3분기에 석유화학·윤활유 사업과 같은 ‘비(非)정유부문’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윤활유는 덩치는 작지만 매년 총 5000억 원 이상 버는 효자 사업”이라며 “2012∼2014년 정유사업 수익이 악화됐을 땐 이익의 대부분을 화학·윤활유 사업이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이 일제히 비정유 사업에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5년간 진행한 굵직한 투자도 비정유사업에 집중됐다.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공장(1조6000억 원), 중국 시노펙과 합작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약 1조 원),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한 파라자일렌 공장(4900억 원) 등이 그 예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런 투자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해 실적을 차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체 매출(자회사 및 관계사 포함)에서 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2015년 사이 92%에서 81%로 줄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2020년에는 영업이익의 30% 정도는 비정유부문에서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위해 총 4조7890억 원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ODC)’를 짓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유업#유가상승#윤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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