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처지가…” 법정서 대성통곡한 신영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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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중 40분간 신세한탄… “건강 안좋은 아들에게 미안하다”
檢 “광고계열사서 비자금 정황”… 대홍기획 자회사 등 10곳 압수수색

롯데면세점과 백화점 입점 명목으로 뒷돈을 받다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롯데그룹의 ‘황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사진)이 6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대성통곡을 했다.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심사에서 신 이사장은 심사 중 감정이 복받친 듯 40분에 걸쳐 신세 한탄을 했다. 통곡 소리는 영장심사 법정 밖까지 들려왔다.

특히 신 이사장은 건강이 좋지 않은 아들 장재영 씨(48) 이야기가 거론된 대목에서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흐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면세통상업체 BNF를 소유했는데 건강이 좋지 않아 고도의 경영판단이 요구되는 기업 경영이나 컨설팅을 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BNF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한 여러 증거가 있다. 40억 원대 회삿돈이 임직원 급여 명목으로 빼돌려진 뒤 신 이사장의 딸들에게 가는 것을 몰랐을 수 없다”고 압박했다.

신 이사장은 오후 1시 30분경 심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다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법정을 떠났다. 신 이사장은 영장심사를 앞두고 청심환을 먹으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고 한다.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을 비롯한 롯데면세점 입점 업체들로부터 매장 관리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35억여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 신 이사장은 자신이 실소유한 BNF통상에서 임직원 급여 명목으로 40억 원을 빼내 자신의 딸들에게 준 횡령 혐의도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5일 롯데그룹의 광고계열사인 대홍기획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을 잡고 자회사 2곳과 거래업체 7, 8곳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검찰은 대홍기획의 자회사와 거래업체를 통해 조성된 비자금 수사에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 소속 검사 일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2부는 외국계 광고홍보업체 JWT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광고주들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를 대거 적발한 부서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신영자#롯데#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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