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금리인상론, 고용 쇼크에 후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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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7월 이후로 미룰 가능성”… 9일 한은 금통위 금리인하 여부 주목

미국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고용지표를 내놓으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했던 미국의 6월 금리 인상론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미국발 ‘고용쇼크’에 세계 금융시장은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안전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한 가운데 9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노동부는 3일(현지 시간) 5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가 3만8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5년 8개월 이후 최저치이며 시장 전망치인 16만 개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4월 신규 일자리 수도 당초 발표된 16만 개에서 12만3000개로 수정됐다.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자신하며 연일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낙관론과 달리 미국 제조업에 이어 고용마저 이상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6, 7월 중 미국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던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날 미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1.7% 급락해 최근 한 달 새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2% 급등하면서 장중 106.51엔까지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잇달아 6월 금리 인상 전망을 철회하고 7월 또는 9월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6월 실업률이 낮아지고 취업자 수가 반등해야 7월에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성장, 고용 상승 등의 지표 개선을 확인하려면 9월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한은 금통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경기 둔화와 부실기업 구조조정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지만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이 변수로 꼽혔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내리면 양국의 금리 격차가 줄어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 의견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등 금리 인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미국#금리인상론#고용 쇼크#미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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