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빛난 ‘두 구원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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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개조/해외 구조조정 현장]시민 불안감 씻어준 더건 시장, ‘GM의 잔다르크’ 배라 CEO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만난 제너럴모터스(GM) 전현직 직원들과 시민 10여 명은 한결같이 지난 몇 년을 “전쟁 같았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GM이 위기를 겪고 도시가 흉흉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며 “GM의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 더건 디트로이트 시장의 리더십이 자신감을 심어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임기는 모두 2013년 말 시작됐다. 배라 CEO는 GM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로 ‘GM 부활의 잔 다르크’로 불린다. 취임하자마자 대형 리콜 사태로 ‘엎친 데 덮친 위기’를 맞았지만 “GM의 명성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2009년 구조조정 직후부터 경영실적은 좋아졌지만 직원들 사이엔 ‘언제 또 구조조정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배라 CEO가 취임한 지 1년 정도 지난 후부터 회사가 확실히 살아났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파산 상태의 디트로이트 시를 넘겨받은 더건 시장은 가는 곳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디트로이트의 인구는 1950년대 200만 명에 육박했지만 계속 줄어들다가 GM 구조조정의 여파로 70만 명까지 줄었다. 더건 시장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젊은 창업가와 예술인들을 디트로이트로 불러들였다. 버려진 빌딩이나 폐가를 리모델링해 재활용하고 공공부문 개혁도 단행했다. 그 결과 전문직과 비즈니스, 금융업, 제조업 분야 인구 증가율은 전국 평균을 웃돌지만 공무원 수는 1.1% 줄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지난해 ‘올해의 (세계)최고 지도자 50인’ 명단에 배라 CEO(9위)와 더건 시장(20위)을 올렸다.

디트로이트=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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