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기아차, 2분기 이란시장 진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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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수출해 현지서 조립 판매

현대·기아자동차가 2분기(4∼6월) 이란 자동차업체와 컴플리트녹다운(CKD) 계약을 하고 부품을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는 포스코에 이어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린 이후 두 번째로 현지 사업을 재개하는 한국 대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KD는 현대·기아차가 부품을 수출하면 현지 자동차업체가 자체 공장에서 완성차로 조립한 뒤 현대·기아차 브랜드를 달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개발도상국은 현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CKD 방식을 선호한다.

현대차는 이란 경재 제재 이전 알브이엠코에, 기아차는 사이파를 통해 CKD 방식으로 자동차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2010년 2만3200여 대, 2011년 1만4500여 대, 기아차는 2010년 2만6000여 대, 2011년 2만2000대를 팔았다. 그러나 2012년 자동차와 부품 수출을 중단했다. 그 대신 인근 국가 딜러들이 한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를 재수출하며 점유율을 유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월 핵협상이 타결되자 수출을 재개했다.

현대차는 현지 업체 여러 곳에 생산 재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이란 자동차시장은 코드로와 사이파 등 2개 업체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 업체 중 한 곳과 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아차는 사이파와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앞서 국내 제조업체 중엔 지난달 말 포스코가 자사 고유기술인 파이넥스 기술을 적용한 일관제철소를 이란 차바하르 경제자유구역에 세우는 내용의 합의각서(MOA)를 현지 철강회사인 PKP와 체결했다.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린 후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자동차 업체는 르노그룹과 푸조, 시트로엥을 생산하는 PSA그룹이다. 르노는 코드로, 사이파와의 협력을 강화해 이란 자동차 시장 내 점유율을 2012년 10%에서 향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르노는 지난해 이란에서 5만1500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이 약 4.5%였다.

PSA는 코드로와 2012년 중단된 파트너십을 재개하고 향후 5년간 5억 유로(약 6650억 원)를 투자해 2017년 말부터 연간 10만 대 생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PSA는 한때 100만 대 아래로 내려갔던 신차 시장 규모가 2년 뒤 160만 대로 회복하고, 2022년에는 2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코드로 측은 “다임러와 조만간 계약을 체결하고 수개월 내 다임러 트럭과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탈리아 업체와도 생산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글로벌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CKD 협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들도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경제 제재로 서방과 아시아 국가들은 사업을 중단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2011년부터 체리자동차를 시작으로 저가 모델을 내세워 이란 시장에 뛰어들어 2014년 점유율이 18%까지 올라왔다.

홍정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제 제재 이전 이란 자동차 시장은 ‘프라이드(기아차)’ 절반, 푸조 절반이라고 할 정도였지만 최근 경쟁자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란은 저가와 고가시장이 명확히 구분되고 고가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차량(SUV) 수요가 살아나는 만큼 이 시장을 공략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차#기아차#이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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