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가 희망이다]R&D로 키우는 ‘초일류의 꿈’ 혁신 아이디어가 미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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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시장 어려움 커지며 新시장 개척이 살길
삼성·현대車·LG 등 국내기업들 연구개발에 매진

전 세계적으로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던 수출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 시장을 둘러싸고 중국의 추격은 거세지고 있고 일본은 엔화 약세를 앞세워 ‘제조업 르네상스’에 돌입했다.

국내 기업들은 나날이 거세지는 수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술개발(R&D)을 통한 원천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시장을 개척할 유일한 방법은 R&D에 있다고 보고 이 부문의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한국 기업의 R&D에 대한 투자 수준은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R&D 집약도(매출액 대비 R&D 투자액)는 3.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기업들은 R&D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 개발로 이어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력하고 있다.

R&D, 혁신 제품의 초석

삼성그룹은 ‘100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사업 R&D 본격화를 통한 신시장 진출과 신수요 창출, 글로벌 인수합병(M&A) 강화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늘 “불황기일수록 기회가 많으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현재의 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닌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신수종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바이오사업과 자동차용 전지 사업에 적극적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용 전지는 삼성SDI가 주축이 돼 연구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등 미래형 자동차를 개발하고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까지 총 13조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자동차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는 R&D 인력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8년까지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카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00여 명을 포함해 총 7300여 명의 R&D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SK그룹은 2013년 이후 매해 수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어서며 수출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SK가 수출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신개념 R&D’를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SK의 ‘신개념 R&D’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SK의 ‘신개념 R&D’는 계열사 각 분야에 적용돼 여러 분야에서 혁신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핵심 사업·인재 육성에 투자

LG그룹은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R&D 투자를 늘리는 한편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취임 후 매년 빠짐없이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각 계열사의 핵심 기술을 일일이 살펴보고 있다. 구 회장은 2012년부터 LG그룹 최고 경영진과 함께 석·박사급 R&D 인재들을 초청하는 ‘LG 테크노 콘퍼런스’를 주관하고 있다. LG의 전체 R&D 인력 규모는 지난해 3만2000여 명으로 5년 만에 32%가 늘어났다. LG그룹은 2011년 4조3000억 원 수준이었던 R&D 투자비를 지난해는 사상 최대인 6조3000억 원까지 늘렸다. 올해도 미래 준비를 위한 R&D 투자는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차강판 생산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2000년 초부터 독자적인 자동차강판 기술에 돌입했고, 당시 광양제철소를 세계 최대·최고의 자동차강판 생산 제철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 아래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해 2003년 1월에는 자동차강재연구센터를 준공했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현재 전세계 10개의 자동차강판 생산공장 및 24개의 가공센터를 통해 도요타, 폴크스바겐, GM 등 글로벌 톱 15개사를 비롯해 세계 전역의 완성차업체 및 부품제조사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860만t 수준인 자동차강판 판매량을 2018년 1000만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은 1971년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 부설연구소인 효성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차별화된 제품을 위한 신소재 개발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효성은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원사에어백용 원단 등과 최첨단 신소재 폴리케톤탄소섬유 독자 기술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효성의 고부가가치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인 ‘크레오라’는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CJ그룹은 그룹의 모태였던 식품 산업에서 연구개발을 지속해 그룹의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원료가 되는 종자부터 최종 가공식품까지 전 단계에서 R&D에 역량을 기울이며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식품은 기술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첨단산업이며 R&D가 필수”라고 임직원에게 강조해왔다. CJ제일제당은 종자 관련 법인인 CJ브리딩을 출범시키고 쌀 콩 녹두 고추 배추 등의 생산력과 상품성을 증대하는 종자 개발에 나섰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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