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14년 1월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이 통합되면서 출범했다. 폐업에 직면한 많은 소상공인과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야심 차게 닻을 올렸지만 출범 6개월도 안 돼 ‘2014 공공기관 경영성과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를 받았다. 그러던 공단이 지난해 평가에서는 무려 3계단 오른 B등급(양호)을 받았다. 소상공인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면서 사업 만족도를 높인 덕분이다.
공단은 출범 후 ‘소통’과 ‘참여’에 가장 신경을 썼다. 공단의 주요 고객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다. 이들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간파해 소통하고, 발 빠르게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공단은 정부의 한정된 예산으로 높은 효과를 내기 위해선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전통시장 서로 돕고 엮어주기’ 사업을 추진했다.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도울 때 한정된 예산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엮어주기 사업은 말 그대로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이들이 서로 엮어 네트워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공단이 장소와 시간을 정하면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 대·중소기업인, 금융인, 공공기관 관계자, 변호사, 컨설턴트 등이 모였다.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서로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해결책도 나왔다.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모이다 보니 애로사항은 일사천리로 해결됐다. 약초로 건강식품을 만들어 파는 ‘설악산털보철이네’의 이철 대표의 고민도 풀렸다. 이 대표는 칡, 도라지 등으로 건강식품을 만들었지만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6월 엮어주기 사업에서 농협하나로마트 관계자를 만났다. 그 관계자의 도움으로 이 씨는 하나로마트 소양로점 건강식품 판매 코너에 자신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엮어주기 사업에 참여한 인원은 2년간 총 5788명에 달하고 판로개척, 구인구직, 홍보·마케팅 등에 성공한 건수는 모두 683건에 이른다. 공단 관계자는 “분야가 달라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소상공인들이 혼자서는 애로사항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엮어주기 사업에 참여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사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사업으로 사회공헌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전체 경영평가의 등급도 올라갔다.
공단은 올해 상반기(1∼6월)에 이 사업을 온라인 커뮤니티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소상공인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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