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가장 안전한 투자? 누가 뭐래도 ‘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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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부터 펀드까지, 다양한 金테크


40대 주부 박모 씨는 최근 금 펀드에 가입했다. 박 씨는 “요즘 어디를 가나 금 투자 얘길 많이 한다”며 “안전하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금값이 올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저유가와 중국 경기 둔화로 세계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피해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 금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금이 대세” vs “추세적 반등 어려워”

17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현물 금은 온스당 1208.9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이 지난해 12월 17일 온스당 1051달러로 저점을 찍은 후 단기간에 15% 급등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최대 수요국인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가 회복된 데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국내 금시장 역시 들썩이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해 말 1g당 4만670원이던 순도 99.99% 금값은 이달 17일 4만6730원으로 14.9% 올랐다. 12일 5만7772g의 금이 거래돼 거래소 개장(2014년 3월) 후 이틀 연속 최대 거래량 기록이 다시 쓰였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반면 금값은 오르니 고객이 더욱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값의 추세적 반등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골드만삭스는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금값도 곧 떨어질 것”이라며 “이제 금을 팔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최근 금값 상승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우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공포로 나타난 과잉 반응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금값 상승에 회의적인 분석이 나온다. 유경하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디플레 우려로 금값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상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물부터 펀드·뱅킹까지…금테크 인기

최근 금 실물투자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게 골드바다. 시중에 금을 공급하는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골드바 판매량은 609만 g으로 2014년(230만 g)의 2.7배로 늘었다. 지난 설 연휴 직후 온라인 쇼핑몰 옥션을 통한 골드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나 급등했다. 금 실물투자는 시세 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되는 장점이 있지만 10%의 부가가치세와 5% 내외의 매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골드바에 투자할 경우 이런 비용들을 고려해 15%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장기투자를 권한다.

금융권의 금 관련 투자 상품들은 비교적 쉽게 가입하고 거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펀드는 금 관련 기업이나 금 지수에 연동되는 선물에 투자한다. 현물과 달리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환금성이 좋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금 관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평균 2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1% 하락했다. 금펀드는 실제 금을 사고파는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실제 금 시세와 펀드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세 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은행에서 예금하면 금을 적립하는 방식의 골드뱅킹도 금 투자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예금 납입 시점의 금 시세에 따라 통장에 금이 쌓이고 만기나 해지 시점에 금 시세로 예금을 찾을 수 있다. 금값이 오른 만큼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최근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월 말 현재 4799억 원으로 한 달 새 281억 원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골드뱅킹 잔액도 1월 말 732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12월보다 5.3% 늘었다. 골드뱅킹도 금펀드와 같은 규모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다 금 거래를 할 때 기준가격의 1%를 수수료로 내야 하기 때문에 현물 금값이 17% 이상 올라야 이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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