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증시… ‘로우볼 펀드’ 눈길 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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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의 상승 및 하락 폭이 확대되자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으로 이루어진 ‘로우볼’ 상품들이 위험 회피 수단 중 하나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올해 증시의 상승 및 하락 폭이 확대되자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으로 이루어진 ‘로우볼’ 상품들이 위험 회피 수단 중 하나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국내외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자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들에 집중 투자하는 ‘로우볼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가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틈새상품으로 로우볼 전략을 활용한 금융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우볼’은 낮은 변동성(Low Volatility)을 뜻한다. 증시의 상승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변화가 심할 때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안정적인 주식에 분산 투자해 수익률을 노리는 전략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미국에서는 199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저변동성 지수’가 만들어졌고,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도 저변동성 지수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들어 흥국자산운용이 ‘흥국 로우볼전략 주식형펀드’을 내놓으면서 관련 상품이 처음 소개됐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로우볼 전략을 사용해 국내에서 판매 중인 공모형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총 8종이다. 이 중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된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스마트베타 LowVOL ETF’를 제외한 7종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6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88%, 대형주가 주로 편입된 코스피200이 6.1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3.13%보다는 저조하다. 상장지수채권(ETN)도 2종을 선보였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하며 로우볼 상품들의 성과가 떨어졌지만 장기 투자 시 수익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최근 2년간 ‘미래에셋 TIGER 로우볼 ETF’는 8.50%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펀드 상품인 ‘미래에셋 로우볼 인덱스 주식형펀드’와 ‘흥국 로우볼전략 주식형펀드’도 각각 9.61%와 5.85%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08%로 손실을 냈다. 이 기간 코스피도 2.43% 하락했다.

로우볼 전략이 눈길을 끄는 건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지난해 말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상 주가가 급락할 때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6일 20.41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 14.18로 마감했던 변동성지수는 올해 들어 증시가 연일 하락하자 20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유가와 중국 증시 불안에 국내 증시도 당분간 출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로우볼 전략을 활용해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증시에서 1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우볼 전략을 활용한 상품은 증시가 상승할 때 다른 상품보다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매도 시기가 중요하다. 하 연구원은 “로우볼 상품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거래량이 많은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일부 자산을 분산하는 방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로우볼#펀드#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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