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시름 은행들 ‘돈줄’ 찾아 해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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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은행 인수-지점 확충 잇달아… 중동-인도네시아 등 진출 가속도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시중은행들이 살길을 찾기 위해 해외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은 물론이고 멀리 중동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중동의 ‘오일머니’를 잡기 위해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지점을 열었다. 중동시장의 장기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본 신한은행은 중동에서 금융시장이 가장 개방된 두바이를 중동 ‘이슬람 금융’ 진출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의 지분 98%를 인수한 신한은행은 앞서 인수 승인을 받은 센트라타마 내셔널뱅크(CNB) 인수도 연내에 마무리해 내년에 두 현지은행을 통합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가칭)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신한은행이 올해 들어 9월까지 낸 순이익에서 해외 비중은 약 9%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올해 말까지 이 비중을 10%로 끌어올리고 2020년에는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가운데 해외 네트워크 수가 가장 많은 우리은행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최근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글로벌그룹에 “내년까지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소다라은행을 인수한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미얀마 양곤에 200번째 해외 점포인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를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내년에 해외 점포 수를 300개 이상으로 늘리고, 2020년에는 5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법인 신설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는 한편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와 공동 진출하는 등 진출 방식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도 통합된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전체 이익에서 해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그쳤다.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들의 해외 비중을 2025년까지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NH농협금융지주도 내년을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글로벌 사업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현지은행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은행#해외#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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