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기업 협업 효과… 창조경제 기반 빠르게 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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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베인앤컴퍼니 성과 분석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기반 구축을 위한 정부 주도 사업이 일정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의 협업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창조경제가 최종 성공을 거두려면 앞으로는 정부 색깔을 빼고 ‘정권의 정책’이 아닌 ‘국민의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세계 주요 국가의 창조경제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동아일보와 함께 ‘동아·베인 창조경제지수(DBCE지수·Dong-A Bain Creative Economy Index)’를 공동 개발한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는 16일 한국 창조경제 정책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한국은 올해 DBCE지수가 62.2로 2013년(55.6)보다 6.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종합순위는 25위에서 17위로 높아졌다.

○ 정부 주도 창조경제 긍정적 평가

홍범식 베인앤컴퍼니 대표는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모델로 변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고 대기업이 협업하는 방식이 효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전국 17개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건립을 정부가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제도가 빠르게 정비됐다. 제도 개선으로 창업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간소화됐다. 일례로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기관과 프로그램 23개를 ‘K-글로벌 프로젝트’로 통합해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에는 벤처기업이 23개 기관·프로그램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서류를 매번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정부의 노력은 DBCE지수 세부 평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창업 인프라 업그레이드 △창조·미래 산업의 전략적 육성 △벤처 창업 마인드 확산 항목에서 한국은 2013년 평가 때 19위였지만 이번에 15위까지 상승했다.

○ 영국 캐터펄트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비슷해

김혜경 베인앤컴퍼니 이사는 “일부에서는 정부 주도의 창조경제 추진 방식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대표적 창조경제 국가로 꼽히는 영국도 이런 방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벤처 지원 기구 캐터펄트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영국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캐터펄트는 2010년 영국 전역에 7개 센터가 동시에 구축된 후 지역 특성화 산업과 연계를 강화하며 올해 10개까지 늘어났다. 여기에는 시스코, 아멕스 등 주요 기업이 참여했다. 지역 내 연구소 및 대학과의 연계도 이뤄졌다.

김 이사는 “영국은 민간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단순히 시설(하드웨어)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운영 모델(소프트웨어) 구현에 집중했다”면서 “캐터펄트와 해당 지역의 특성화 산업을 연계한 데 이어 연구개발(R&D) 결과를 사업화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정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베인앤컴퍼니는 캐터펄트의 장점을 모두 수용한 한국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앞으로 지역별로 특화된 창업 생태계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국민 공감대 확산이 핵심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종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와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창조경제가 성공할 때까지 정부가 모든 것을 끌고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지속적·반복적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직접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공감대와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혁진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아직까지 한국 국민은 창조경제 성과에 대해 체감하는 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창조경제를 ‘정권의 정책’이 아닌 ‘국민의 정책’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파트너는 무엇보다도 국민과의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면서도 강하게 인지할 수 있는 대표 성공 사례(트리거 포인트)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과의 소통 창구를 지금보다 더 다양화하고 소통 빈도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창조경제#베인앤컴퍼니#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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