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씨티銀, 고객 찾아가기 vs 찾아오게 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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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타개’ 서로 다른 해법

실적 부진에 빠진 외국계 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생존전략을 추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다. SC은행은 고객의 직장이나 유통업소에 직접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나가고 있다. 씨티은행은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해 고액 자산가들이 제 발로 찾아오게끔 만든다는 전략이다.

SC은행은 지난해 7월 은행 창구업무 대부분을 태블릿PC를 통해 처리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뱅킹 시스템 ‘모빌리티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 찾아가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1일 SC은행에 따르면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한 직원들의 여수신상품 판매건수는 일반창구 직원보다 약 29% 많았다. 플랫폼 도입 초기 활용하는 직원은 84명에 불과했지만 11월 현재 1000여 명이 쓰고 있다. SC은행은 내년 6월까지 16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쇼핑 고객도 SC은행의 주요 공략 대상이다. SC은행은 올해 2월부터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신개념 점포를 도입했다. 직원 2, 3명이 상주하며 태블릿PC로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는 미니점포 ‘뱅크숍’이 이달 이마트 지점 3곳에 입점할 예정이고 내년 1월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들어선다. SC은행은 직원을 1명만 배치한 초소형 점포 ‘뱅크데스크’를 전국 이마트 지점 13곳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이달 20곳 이상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SC은행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영업시간에 맞춰 휴일과 야간에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고객 편의를 높였다”며 “쇼핑하러 온 고객들이 금융상품까지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씨티은행의 주요 타깃은 고액 자산가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에 차세대 점포 ‘씨티골드 반포지점’을 열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씨티골드 반포지점의 특징은 보유 금융자산별로 차별화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 고객은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CPC) 센터에서 13명의 자산관리 전문가와 채권·보험·외환 등 분야별 전문가가 팀을 꾸려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또한 자산 2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보유 고객 상담은 ‘씨티골드존’에서 따로 이뤄진다.

씨티은행은 차세대 점포의 개장과 함께 금융자산 5000만 원 이상 2억 원 이하 보유 고객에게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씨티 프라이어리티’ 서비스를 전 영업점에 적용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역에 따라 규모에 차이는 있겠지만 최대 25명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상주하는 차세대 지점을 내년부터 10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씨티은행의 차별화된 자산관리 역량을 믿고 찾아오는 지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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