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LA오토쇼]불붙은 럭셔리 시장 앞으론 ‘스마트’가 경쟁력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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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과 고효율을 기본으로 한 ‘럭셔리&스마트(Luxury& Smart)’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중 하나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서 18일(현지시간)부터 29일까지 열리는 LA오토쇼는 이를 반영하듯 화려한 럭셔리카와 최첨단 신기술이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세계 고급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독일 3사는 첨단 기술력과 성능을 자랑하는 다양한 고급차를 선보였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 일본 고급차 브랜드와 미국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 영국을 대표하는 재규어랜드로버 등도 다양한 럭셔리 모델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LA오토쇼의 메인 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우스홀(South Hall)의 절반 가까운 공간을 13개 고급차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2015 LA오토쇼 오프닝 행사인 ‘커넥티드 카 엑스포(CCE: Connected Car Expo)’에서는 무인자동차 기술, 증강현실 기술 등 최첨단 차량 정보통신 기술을 선보여 자동차 산업에서의 ‘스마트’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알렸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이와 같은 신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향후 고급차 시장에서 ‘스마트 기술’이 ‘럭셔리’의 또 다른 기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더 고급스럽게’ 럭셔리 시장의 생존조건
올해 LA오토쇼에 등장한 다양한 럭셔리 모델들은 최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고급차의 확대 추세를 대변한다.

특히 고급차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모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진출하고 싶어 하는 시장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그룹 11곳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2곳의 고급차 기반 완성차 그룹(BMW, 다임러)의 영업 이익률은 평균 8.8%로 대중차와 고급차를 함께 팔고 있는 나머지 9개 완성차 그룹(GM, 포드, 도요타, 혼다, 닛산, 폭스바겐, FCA, PSA, 르노)의 영업 이익률인 3.9%를 크게 넘어섰다.

이런 이유 등으로 최근에는 대중차 브랜드와 고급차 브랜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의 고급차 브랜드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그룹의 경우 판매 대수는 대중차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판매 대수 증가율은 고급차 브랜드가 훨씬 높다.

2013년 대비 2014년 렉서스는 9.0% 판매가 증가한 반면, 도요타는 2.4% 증가에 그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도 고급차(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의 판매 증가율이 대중차(폭스바겐, 스코다, 세아트)보다 3배 이상 높다.

#‘세계 최대의 고급차 시장’ 미국을 잡아라
고급차 시장은 최근 5년간(2010~2014년) 세계 고급차 시장의 1/4을 차지한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분석을 보면 미국 고급차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크게 위축됐으나, 이후 2010년부터 성장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연평균 10.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시장 전체 성장률 8.1%, 대중차 성장률 6.0%)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고급차 시장의 성장률이 전체 승용차 시장 성장률인 5.8%를 훌쩍 뛰어넘는 8.6%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중차 성장률(5.4%)과 비교 시 더욱 대비된다.
#미국 고급차 시장 도전의 필요성과 가능성
업계에서는 이런 고급차 시장의 확대와 각 업체들의 고급차 시장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계 고급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이른바 ‘독일 3사’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543만여 대를 팔아(전체 시장 833만여 대) 무려 6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고급차 시장 역시 이들 3사가 전체 고급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유럽이나 중국과 달리 40% 초반대의 비교적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고급차 시장 전체 규모인 200만2098대 중 독일 3사의 비중은 42.8%(85만6826대)를 차지했고, 올해도 10월 현재 41.5%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렉서스, 인피니티를 앞세운 일본 고급차 브랜드와 볼보, 재규어, 캐딜락 등의 점유율은 2013년 58.3%에서 2015년 10월 현재 58.5%로 소폭 상승하며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이는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브랜드별로 성능과 기능의 차이가 모호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다양한 고급차 브랜드를 아우르고 있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독일계 업체들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제네시스’ 런칭으로 럭셔리 시장 진출
현대차는 이달 초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정식 런칭함으로써 고급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치열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에 벌써부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통과 명성보다는 실질적인 경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가치 제공 ▲직관적인 편의기술과 IT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우수한 연결성 등을 추구하는 ‘뉴 럭셔리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현재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요 고객층의 변화가 바로 이러한 ‘뉴 럭셔리 고객’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LA오토쇼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선보이고 있는 ‘스마트 기술’ 역시 이를 겨냥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런 고급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다가오는 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럭셔리 시대를 주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다음달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초대형 럭셔리 세단(G90, 국내명 EQ900) 역시 ‘뉴 럭셔리 고객’을 겨냥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야심작이다.

현대차는 G90와 2008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한 G80(국내명 제네시스) 2개 차종으로 초기 제네시스 브랜드의 라인업을 운영한다.

이후 2017년부터 중형 럭셔리 세단, 대형 럭셔리 SUV, 럭셔리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 모두 6종으로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친환경차와 고성능차를 포함시켜 다양화되는 고급차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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