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새 61조… 뭉칫돈 빨아들이는 공모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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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계기로 본 투자전략

6일 상장 첫날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은 제주항공은 올 하반기(7∼11월) 달아오른 공모주 시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말 공모주 청약 때 449 대 1의 경쟁률 속에 7조3396억 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제주항공이 보여주듯 하반기 달아오른 공모주 청약 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최근 4개월여 동안 공모주 시장은 61조 원이 넘는 뭉칫돈을 빨아들였다. 투자 전문가들은 공모주들의 성적이 천차만별이므로 옥석을 제대로 가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저금리에 인기몰이하는 공모주 청약

7월 이후 이달 8일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모두 25곳이다. 이 가운데 17곳(68%)이 1조 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25곳에 몰린 청약증거금은 총 61조597억 원에 이른다. 청약경쟁률도 평균 549 대 1로 치열했다. 제약업체 펩트론, 적외선영상센서업체 아이쓰리시스템 등 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는 기업도 6곳이었다.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른 건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는 상장 이후 한동안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6월 이후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들이 늘면서 공모주 시장이 활발해진 것도 열기를 더했다. 미래에셋생명, 방산업체 LIG넥스원, 광고업체 이노션, 제주항공 등 굵직한 기업들의 IPO가 잇따랐다.

○ “공모가, 기관경쟁률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만 새내기 주(株)끼리도 상장 후 주가가 엇갈리는 모습이어서 ‘무작정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상장한 25곳 가운데 8곳의 주가는 6일 현재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 최준규 신한금융투자 서울금융센터 PB팀장은 “일반적으로 기업은 실적이 가장 좋을 때 공모에 나선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모주라고 해서 모두 상장 후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공모주 투자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먼저 공모주 가격을 잘 따져봐야 한다. 해당 기업의 공모 희망가격보다 공모가가 낮게 책정됐다면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상장 전 장외거래가를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영대 한국투자증권 명동PB센터장은 “제주항공은 공모가가 3만 원이지만 상장 전 장외거래가가 5만 원까지 올랐다”며 “이런 종목들은 향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기관투자가의 공모 경쟁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반 청약보다 기관투자가들의 청약이 먼저 이뤄지는데 기관투자가들은 우량종목을 골라낼 확률이 더 높다. 공모주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공모주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주애진 jaj@donga.com·이건혁 기자
#공모주#청약#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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