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신흥국 최고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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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신흥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12개국과 신흥 14개국의 가계부채 현황을 파악한 결과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84%로 조사 대상 신흥국 평균(30%)을 훨씬 웃돌았다. 신흥국 중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이상 69%), 홍콩(66%) 등이 가계부채 규모가 큰 편이었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120%), 호주(119%) 등 일부 선진국보다는 낮았지만 12개 선진국 평균치(73%)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2007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7년 전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선진국들의 가계부채 비율이 7%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빚을 줄여나갔지만 한국은 부동산 경기와 내수 부양에 힘을 쓰면서 가계부채가 증가 추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전세금 등 주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가계부채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여러 금융회사에서 동시에 빚을 지고 있는 다중 채무자의 부채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다중 채무자는 올해 6월말 현재 344만 명으로 전체 채무자의 19%를 차지했다. 다중 채무자의 1인당 평균 부채는 9920만 원으로 비(非)다중 채무자 부채(5530만 원)의 두 배 수준에 육박했다.

이들 다중 채무자 가운데 가처분소득 대비 채무상환액의 비율이 40%를 넘는 한계가구의 비중은 2013년 말 현재 73.4%나 됐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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