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차이나 하이웨이’ 타고 中진출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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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청 지원프로그램 큰 호응
기업당 7000만원 한도내 예산 투입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2014 공업 자동화전’에서 원에스티 관계자가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있다. 원에스티 제공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2014 공업 자동화전’에서 원에스티 관계자가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있다. 원에스티 제공
《“남들보다 중국 진출이 늦었던 우리에게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은 중국 진출에 가속페달을 밟도록 고속도로를 깔아준 셈입니다.” 건설 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대동ENG의 박경훈 이사는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해 처음 중국에 진출해 신규 매출로 약 10억 원의 성과를 낸 뒤 나온 평가다. 이 회사는 연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이다.》

○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향한 ‘고속도로’

대동ENG는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 시장 진출을 꺼렸다. 자사 제품을 베낀 중국산 ‘짝퉁’이 등장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굳이 중국이 아니어도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판로가 확보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러시아 시장에서 해외 매출의 반을 벌어들이고 있었는데 루블화가 폭락한 것. 비로소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마침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중국 시장에 관한 컨설팅을 받고 7260여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중국 마케팅 활동에도 나섰다. 이 회사가 사업비로 들인 비용은 약 3100만 원에 불과했다.

박 이사는 “컨설팅을 통해 중국 진출의 고급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며 “재정적 리스크를 줄인 덕에 연매출의 10%인 10억여 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동ENG는 중국 내 30곳에서 신규 딜러를 확보하고 3건의 현지 특허도 출원했다.

수출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은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진출 로드맵 수립’ ‘법률 컨설팅’ ‘마케팅 비용’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시범 사업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행됐다.


○ 기업 사정에 맞춘 유연한 지원이 특징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이 기존의 정부 지원 사업과 가장 다른 점은 기업의 사정에 맞는 유연한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기존 지원 사업이 정부에서 먼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업들에 참여 의사를 물었다면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은 기업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프로젝트의 적절성을 심의하고 예산을 지급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지원을 선택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시범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은 대부분 만족스러워했다. 초극세사 클리너 생산기업 ‘CMA글로벌’ 최애리 중국팀장은 “다른 사업은 출장비 지원이 안 되는 데 반해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은 그런 제한이 없어 사업을 구상하는 데 이득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베어링 생산 기업인 ‘원에스티’ 측은 “중국 현지 매체를 통한 광고 계획을 카탈로그 제작으로 중도에 변경 신청했는데 승인이 바로 이뤄졌다”며 “다른 사업이었다면 계획 변경 사유를 납득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과제도 남았다. 짧은 지원 기간과 낮은 인지도 등은 보완할 점으로 꼽힌다. 한 기업 관계자는 “1년 내로는 실질적 매출 실적을 올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지원 연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낮아 지원 기업이 많지 않았다”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하이웨이 프로그램의 다음 기업 모집은 내년 3월에 진행된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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