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6조9000억… 반도체로 선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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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잠정 집계

삼성전자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7조 원을 못 넘긴 6조9000억 원으로 7일 잠정 집계됐다. ‘갤럭시S6’ 시리즈의 첫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반도체 사업의 선방 속에 완만한 상승 곡선을 이어 갔다.

영업이익은 1분기(1∼3월)의 5조9800억 원보다 15.4% 증가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7∼9월) 4조600억 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로 세 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동기의 7조1900억 원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전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2일 집계한 23개 국내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7조1749억 원에도 못 미쳤다. 모바일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3조 원 안팎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은 특히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고 내놓은 갤럭시S6 시리즈의 첫 평가 결과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다. 갤럭시S6 시리즈는 4월 출시 직후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초기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한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시 8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수가 걸려 있는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 문제였다.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갤럭시S6에 앞서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6’의 열풍이 너무 거셌다. 애플은 화면 사이즈가 다른 두 가지 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는 전에 없던 전략을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기존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량 1억 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전작인 ‘갤럭시S5’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기존에 구축해 둔 유통망이 많이 무너진 것이 문제였다. 이에 더해 중국에서도 아이폰6가 돌풍을 불면서 삼성전자가 그동안 차지해 오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지분을 많이 빼앗겼다.

다만 전자업계에서는 갤럭시S6가 갤럭시S5와 달리 오는 3분기에 수요를 제때 충당하면서 판매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5는 지난해 2분기 이후 판매량이 급속하게 하락해 사실상 3분기까지 수요가 이어지지 못했다”며 “하지만 갤럭시S6 시리즈는 출시 초기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던 갤럭시S6엣지 공급이 이제 원활해졌기 때문에 최소 3분기까지는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3분기에 ‘갤럭시노트5’와 더불어 펜 기능이 없는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새로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폰6플러스’의 대성공으로 펜이 없는 대화면 폰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입증된 만큼 새 라인업으로 애플에 빼앗긴 점유율을 다시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2분기까지 이어진 무선사업부의 실적 공백은 이번에도 반도체 사업이 잘 메워 냈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장의 호황을 이번 분기에도 그대로 누렸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 왔던 시스템LSI 사업도 자체 모바일AP를 퀄컴 대신 갤럭시S6에 전량 납품하는 데 성공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은 2010년 3분기(3조4200억 원)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3조 원 영업이익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정확한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 실적 발표 때 공개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24만 원으로 전날보다 0.81% 올랐다. 사업부별로 엇갈린 성적표는 8일 지급될 ‘목표 인센티브’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목표 인센티브는 부문별 실적에 따라 임직원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반도체#삼성전자 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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