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차’ 폴크스바겐 회장 “변신 또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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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의 제네바 모터쇼 현장]

‘제네바 모터쇼’ 개막 하루 전인 2일(현지 시간) 열린 폴크스바겐 그룹나이트에서 세계 각지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전시된 신차를 살펴보고 있다. 제네바=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제네바 모터쇼’ 개막 하루 전인 2일(현지 시간) 열린 폴크스바겐 그룹나이트에서 세계 각지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전시된 신차를 살펴보고 있다. 제네바=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김성규 기자
김성규 기자
스위스 제네바 공항 지하주차장은 그 자체로 거대한 자동차 전시장이었다.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자국 회사가 없다 보니 전 세계의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이 총집합한 느낌이었다. 주차장 한 구역에 같은 브랜드의 차가 겹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세아트, 오펠, 스코다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브랜드도 많았다.

세계의 자동차들이 총집합한 이곳 제네바에서 3일(현지 시간) 언론공개 행사로 문을 여는 제네바 국제 모터쇼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2일 제네바에 도착했다. 인구 20만 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비가 내려 아직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모터쇼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교통체증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번 모터쇼의 전야제격으로 제네바 세슈롱 홀에서 열린 ‘폴크스바겐 그룹나이트’ 현장을 찾았다. 폴크스바겐 그룹이 자체적으로 자사의 모델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때마침 행사 몇 시간 전 ‘유럽 올해의 차’에 폴크스바겐 ‘파사트’가 선정돼 폴크스바겐으로서는 더 뜻깊은 행사가 됐다.

현장엔 각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DJ가 트는 전자음악을 배경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움직이는 기술’이었다. 자사의 기술적인 비전을 강조하고자 무대도 자동차 조립 공장에 있을 법한 첨단 로봇들이 영상이 나오는 패널을 이리저리 돌리는 식으로 꾸몄다. 행사는 폴크스바겐, 포르셰, 아우디, 세아트,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그룹 내 브랜드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나와서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할 신차들을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성능과 연료소비효율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행사의 분위기는 이날 오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파사트’를 소개할 때 절정에 달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지난해 매출 2025억 유로(약 249조 원), 영업이익 127억 유로(약 15조6000억 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사말을 전하려 나온 마르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은 “아름다운 차를 만들어준 디자인팀과 엔지니어들 그리고 소비자에게 차를 전해준 세일즈 팀에 특히 감사하다”는 말 외에 자축의 말을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변해야 할 때가 왔다”며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빈터콘 회장은 “기술발전은 소비자가 결정하고,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도 결국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며 “시대가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애플과 구글이 차를 만들고 아이폰 세대들이 차를 모는 시기가 왔다”며 “모바일·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기술개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저유가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고, 만약 된다고 하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국 친환경차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룹의 성패가 정보통신 기술의 적용과 친환경차 개발에 달려 있다고 본 것이다.

제네바=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제네바 모터쇼#폴크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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