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티앤씨, “코스닥 상장은 재도약 첫걸음… 5년 내 시험·인증 亞 대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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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CEO]
업계 첫 증시 상장… 방산·항공부문 등으로 보폭 확대
의료에서 사물인터넷까지… 국가대표 인증기업 간다!

박채규 대표이사
박채규 대표이사
“코스닥 상장은 외국계 인증기업에 잠식당한 내수시장을 되찾고 세계적인 시험·인증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5년 내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험·인증 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박채규 ㈜디티앤씨(www.dtnc.net) 대표이사(54)는 회사의 상장 사유를 이렇게 밝혔다. 시험·인증 서비스업체 디티앤씨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시험·인증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회사는 이달 코스닥시장에 새내기 종목으로 입성할 계획이다. 디티앤씨는 특정 제품이 국가나 단체로부터 시험·인증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업체다. 시험·인증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시험·인증 서비스 업체란 점에서 기업공개(IPO) 이전부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0년 ‘디지털이엠씨’로 출발한 디티앤씨는 전자제품의 전자파(EMC) 및 전기안전 규격, 통신 규격 등에 관한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시험·인증 서비스를 시작으로 의료기기, 자동차 전장 및 인터페이스 제품군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불러왔던 회사 명칭도 최근 새로 바꿨다. 현재 한국(KC)과 유럽(CE), 미국(FCC) 인증을 포함한 전 세계 190여 개국의 규격 관련 시험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시험·인증은 제품 개발 후 판매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 세계 시험·인증산업 시장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7.7% 성장했는데, 이 같은 추세라면 2017년 시장 규모는 221조7000억 원, 국내 시장은 12조4000억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신시장서 매출 급증… 시장 전망도 ‘장밋빛’


‘황금알을 낳는’ 신시장에서 디티앤씨는 3000여 개 국내외 제조업체에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7% 증가한 202억 원이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은 41% 수준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산업 위축과 무관하게 꾸준한 수요가 창출되는 시험·인증 산업의 특성상 올해도 매출액 기준 5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구체적으로 상장 준비를 해왔다”며 “간판 품목인 전자제품 외에 의료기기와 자동차 전장품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시장 전망도 밝다”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민간업체로는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시험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현대와 기아자동차 시험·인증 지정기관으로 자동차 전장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방산·우주항공·철도·선급·사물인터넷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의 매출 본격화와 향후 성장동력 등을 고려할 때 디티앤씨가 올해 코스닥시장의 이슈메이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 성장동력 찾아 부단한 투자 노력

이 회사는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 신규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 왔으며, 내년부터 2년간 해당 분야에 200억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주요 방산 부품이나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사의 물량 등 시험·인증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신규 사업 진출에 필수적인 신뢰성·환경 시험센터 건립을 추진해 왔으며 정부 인증 과정을 거쳐 내년 6월부터 시험센터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의료분야 서비스 품목 확대와 배터리 시험, 무선시험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시험·인증 시장은 인증 기술을 구현할 수 있고 테스트에 사용할 특정 장비를 보유한 일부 업체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다. 대기업 소수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을 제외하고 디티앤씨와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다국적 시험인증기업 SGS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불모지인 만큼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무한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지고 한국 시장을 점령해 오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와 국내 공기업들의 덤핑 등은 박 대표가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박 대표는 “특히 국가의 투자를 받는 공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불합리한 제도는 하루빨리 재검토 및 개정돼야 할 것”이라며 “국가의 재정으로 무분별하게 투자되는 장비나 설비의 효율성과 운영능력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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