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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전기車 당첨돼도… “안살래” 손사래

입력 2014-07-17 03:00업데이트 2014-07-1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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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주행거리-충전소 부족-비싼 가격에 구매 포기 속출
5개 지자체 민간공모 해보니
“최종 당첨자를 발표한 지 2주 만에 60명이 차를 안 받겠다고 하지 뭡니까.”

3, 4월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보급사업을 진행한 경남 창원시청의 담당자는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창원시는 당시 전기차 한 대당 보조금 18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걸고 전기차 100대를 공모 물량으로 내놨다. 올 상반기(1∼6월)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150명이 신청했다. 그러나 최종 당첨자 1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명이 구매를 포기한 것이다.

창원시는 예비대상자 50명에게 구매 의사를 타진했지만 18대를 추가하는 데 그쳐 총 58대밖에 보급하지 못했다. 결국 남은 42대를 소진하기 위해 이달 초 예정에 없던 하반기(7∼12월) 공모를 시작했다.

창원시를 비롯해 상반기(1∼6월) 일반인 대상 전기차 공모를 진행했던 5개 지방자치단체들에서 당첨된 뒤 구매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대거 나왔다. 그나마 나머지 지자체에선 예비대상자들이 물량을 가져가 전기차가 ‘남아도는’ 상황은 피했다. 포기자가 없었던 지자체는 광주시(18대)뿐이었다.

226대 공모를 진행한 제주도에선 70명이 포기했다. 다행히 예비대상자가 1428명이나 돼 남은 물량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부산은 74대를 공모해 9대가 예비대상자로 넘어갔다. 40대를 공모한 영광군에서는 8명이 포기했다. 전남 영광군청 관계자는 “총 48명이 신청했는데 운 좋게 8대를 예비대상자가 모두 가져가 줬다”고 말했다.



공통적인 문제는 △짧은 주행거리 △충전기 설치장소 부족 △비싼 가격이었다. 국내에 선보인 전기차는 기아자동차 ‘쏘울 EV’와 ‘레이 EV’, BMW ‘i3’, 한국GM ‘스파크 EV’, 르노삼성자동차 ‘SM3 Z.E.’, 닛산 ‘리프’ 등 6종이다. 이 차들이 한 번 충전해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91km(레이 EV)에서 148km(쏘울 EV)에 그친다. 영광군청 관계자는 “광주로 출퇴근하는 거주자가 주행가능 거리가 짧다는 이유로 포기했다”고 전했다.

충전기 설치 장소가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전기차를 사려면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주차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데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동대표협의회 등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해 쉽지 않다. 창원시청 관계자는 “개인주택 거주자들은 통상 써오던 골목길 주차 구획에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시유지여서 포기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기차를 구입하면 환경부 보조금 1500만 원에 지자체 보조금 300만∼900만 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차 값은 3500만 원(레이 EV)에서 6900만 원(i3)으로 비싸다.

전문가들은 초기엔 개인보다는 배달용이나 영업용 등 사업자 수요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행 패턴이 일정하면서 주차공간이 있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전기차를 보급하면 실질적인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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