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만명 시청 ‘롤드컵’… 한국 e스포츠 부활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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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개최… 미국 아닌 곳에서는 처음
세계적으로 사용자 1억명 확보… 2013년 우승 상금 100만 달러
국내 게임 개발자-게이머들… “한국에서 직접 본다니 꿈만 같아”

2013년 10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 당시 1만1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선 모습. SK텔레콤 T1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관중석으로 꽃가루가 뿌려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스
2013년 10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 당시 1만1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선 모습. SK텔레콤 T1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관중석으로 꽃가루가 뿌려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스
지난해 10월 5일 전 세계 3200만 명이 온라인과 TV를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경기를 동시에 지켜봤다. 게임 업계의 월드컵이란 의미로 ‘롤드컵’이라 불리기도 하는 경기다. 또 1만1000여 명의 팬들이 현장에서 경기를 보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 당시 유료 입장권은 1시간 만에 매진됐고 미처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 사이에 암표가 수백 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대회이자 게이머들의 대표적인 축제인 롤드컵이 10월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LOL은 2009년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내놓은 롤플레잉게임(RPG)으로 세계적으로 1억 명에 가까운 게이머가 즐기고 있다. 한국에서도 PC방 점유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PC용 온라인 게임 중 가장 인기가 높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3회 롤드컵에서는 SK텔레콤 T1이 중국팀을 상대로 이겨 우승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롤드컵이 LOL의 고향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 개발자들과 게이머들은 100일 앞으로 다가온 롤드컵을 손꼽으며 기다리고 있다. 한 게임 개발자는 “LOL은 최근 수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며 매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LOL의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롤드컵을 한국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결승전을 지켜본 인원(약 3200만 명)은 2012년 결승전(약 850만 명)에 비해 4배 가까이로 늘어난 수치다.

LOL을 만든 브랜던 벡 라이엇게임즈 창업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온라인 게임을 야구나 축구와 같이 훌륭한 스포츠 경기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롤드컵을 이전 방식인 12강 토너먼트 대신 16강으로 진행한다. 롤드컵이 보다 ‘스포츠 같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금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경우 우승팀이었던 SK텔레콤 T1은 상금 100만 달러(약 10억1000만 원)를 받았다. 이는 골프 선수 박인비가 US오픈 우승 때 받은 상금(58만5000달러·약 5억8600만 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게임 업계는 이번 롤드컵 한국 개최가 ‘한국 e스포츠 시장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스타크래프트의 주도 아래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생기고 서든 어택과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정규 게임리그도 생겼다. 하지만 최근 셧다운제, 게임중독법 등 게임산업을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으로 게임업계가 침체기에 빠져 있다. 라이엇게임즈 한국지사 김건우 과장은 “롤드컵 개최는 한국 e스포츠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롤드컵과 같은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면 글로벌 기업들이 e스포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서동일 기자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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