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칵테일 제조, 어렵지 않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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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마스터 워커씨 “한국식 재료를 돌리고∼ 돌리고∼”

메리엇인터내셔널의 칵테일 마스터 블레이크 워커 씨가 소주에 석류시럽과 소다수 등을 넣은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메리엇인터내셔널의 칵테일 마스터 블레이크 워커 씨가 소주에 석류시럽과 소다수 등을 넣은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칵테일은 독한 술로 만든다. 독한 술은 공격적이지만 칵테일은 매혹적이다. 이성의 마음을 얻기에도 효과가 좋다. 칵테일은 보통 보드카나 럼 같은 무색 투명한 술이나 위스키를 가지고 만든다.

대부분 외국 술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믹싱주도 주 원료는 외국 술인 경우가 많다. 한국의 술로도 칵테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국식 재료를 섞은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 칵테일 마스터인 블레이크 워커 씨는 싱긋 웃어 보였다.

“원래 칵테일은 그 지역의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특성을 담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재료로 새로운 칵테일을 만드는 것은 제가 끊임없이 해야 하는 도전이고요.”

워커 씨는 메리엇인터내셔널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음료 및 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이 지난달 말 세계적인 셰프 8인을 초대해 개최한 미식 행사인 ‘컬리너리 아트@JW’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토종 칵테일’ 만들기에 도전했다.

○ 소주로 만드는 칵테일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칵테일은 소주로 만든 칵테일이다. 워커 씨는 증류소주를 가지고 칵테일 제조에 나섰다. 우선 귤 한 개를 으깨서 컵 바닥에 깔았다. 그런 다음 증류소주를 소주잔 기준으로 1.5잔에서 2잔 정도 따랐다. 소주의 3분의 1만큼 보드카를 붓는다. 그리고는 레몬을 착즙해 넣었다. 달콤한 시럽을 넣은 후 세차게 섞었다. 레몬 껍질을 입술이 닿는 잔 표면에 바르면 완성이다. 과일 맛이 강한 무알코올 칵테일에 가까웠다.

워커 씨는 증류소주에 유자원액을 섞고 오이를 으깨어 넣은 칵테일도 만들었다. 여기에는 계란 흰자가 들어간다. 워커 씨는 “계란 흰자는 재료들의 맛을 분리해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꿀도 넣었고 마지막에 녹차 가루를 뿌렸다. 일본 깻잎인 시소는 향과 함께 장식 역할을 한다. 오이를 넣은 칵테일이 이상하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기우였다. 오이와 유자의 상큼한 맛이 살아 있었고 상쾌한 느낌을 줬다.

○ 토종 칵테일, 집에서도 간단히

블레이크 워커 씨가 선보인 ‘한국 토종 칵테일’. 왼쪽부터 위스키+쌍화탕+대추청, 희석식 소주+마티니+석류시럽+소다수, 
위스키+밤꿀+쌍화탕+레몬, 증류소주+귤+보드카, 진 계열의 술+쌍화탕, 증류소주+유자원액+오이+계란 흰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블레이크 워커 씨가 선보인 ‘한국 토종 칵테일’. 왼쪽부터 위스키+쌍화탕+대추청, 희석식 소주+마티니+석류시럽+소다수, 위스키+밤꿀+쌍화탕+레몬, 증류소주+귤+보드카, 진 계열의 술+쌍화탕, 증류소주+유자원액+오이+계란 흰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증류소주보다 훨씬 더 대중화된 희석식 소주로도 칵테일을 만들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소주 75mL에 진 계열의 술 ‘마티니’를 25mL가량 섞는다. 여기에 석류시럽을 5mL 넣고 소다수를 15mL 정도 부어준다. 레몬 즙을 컵에 살짝 발라 주면 완성이다. 맛은 이날 워커 씨가 선보인 6개 칵테일 중에서 최고였다. 청량감이 강한 가벼운 맛이 목넘김을 부드럽게 했다. 워커 씨도 “실제로 가장 잘 팔릴 것 같은 칵테일”이라고 말했다. 희석식 소주로 만든 칵테일은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소주 칵테일 말고도 집에서 만들 수 있는 토종 칵테일로 쌍화탕을 넣은 칵테일이 있다. 각기 다른 진 계열의 술인 스위트 베르무트와 드라이 진을 25mL씩 붓는다. 여기에 쌍화탕을 25mL 섞는다. 컵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큰 얼음을 넣고 휘저어주면 완성이다. 쌍화탕의 갈색빛이 묽게 풀어진 빛깔이 오묘하다. 맛은 더 오묘했다. 처음 입에 댔을 때는 강한 진의 향이 났는데 끝에는 쌍화탕의 달콤 쌉싸름한 맛이 났다. 워커 씨는 “한약재가 들어간 쌍화탕 같은 음료는 독특한 쓴맛을 낸다”며 “중국에서도 비슷한 재료로 시도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에 쌍화탕을 넣고 대추청 또는 밤꿀을 섞는 칵테일도 만들어 봤다. 쌍화탕 칵테일 맛을 본 사람들은 “한국 쌍화탕은 단맛이 강해 이를 어떻게 조절할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소주#칵테일#토종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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