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2년연속 ‘마이너스’… 사상최대 8000억 적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재부, 2013년 세입-세출 결산

지난해 국세 수입이 당초 세수(稅收) 목표치보다 8조5000억 원 부족했던 것으로 집계되면서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재정에서 쓰고 남는 돈인 잉여금도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2013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01조9000억 원으로 2012년 말 예산을 편성할 당시 전망했던 세수(210조4000억 원)보다 8조5000억 원 적었다. 이 같은 세수 부족분은 지난해 9월 정부가 “국세 수입이 기존 예상보다 7조∼8조 원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한 것보다 소폭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세수 부족은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 수입이 전년보다 2조1000억 원 감소한 데다 부동산과 주식 거래 침체로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의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2조3000억 원이 더 걷혔고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도 각각 1조 원, 3000억 원 더 걷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기업들이 사업 규모를 대폭 줄임에 따라 법인세가 크게 감소했지만 신규 채용을 늘리고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도 인상함에 따라 근소세 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세수가 부족해진 결과 정부가 연간 재정에서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은 지난해 8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런 적자폭은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세계잉여금은 세수와 국채 발행액 등을 합한 금액에서 세출액과 이월액(해당 연도에 쓰지 않고 다음 연도에 쓰기 위해 넘긴 돈)을 뺀 돈이다. 세수가 부족하고 국채 발행이 줄어든 상황에서 경기 진작을 위해 지출을 늘린 결과 잉여금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게 된 것이다.

세계잉여금은 2000년대 들어 줄곧 흑자 기조를 보이다 2010년에는 흑자 폭이 7조8000억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12년에는 1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기재부는 세계잉여금의 경우 세수 상황 이외에도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흑자 폭이 커지고 국채 발행이 줄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는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해 세금이 잘 걷히면 국채 발행 없이도 세수가 늘어 세계잉여금이 늘어나는 만큼 잉여금 적자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정부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올해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면 세수 상황이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기재부#국세수입#재정#세수 부족#근로소득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