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로 난방과 전기생산을 동시에 “아버님댁에 ‘하이브리젠’ 놔드리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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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R&D 현장 가보니… 발전 폐열 온수-난방으로 재활용
일반 보일러보다 효율 20% 높아…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제어 가능

1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경동나비엔 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내년에 상용화할 예정인 ‘나비엔 하이브리드 SE’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1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경동나비엔 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내년에 상용화할 예정인 ‘나비엔 하이브리드 SE’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폐열을 다시 한 번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에요. 열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죠.”

1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경동나비엔 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는 보일러 ‘나비엔 하이브리젠 SE(스털링엔진)’에 대한 성능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보일러 성수기인 겨울을 맞아 연구개발(R&D)을 맡고 있는 연구원들의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하이브리젠 SE는 보일러에 발전기를 장착해 발전 폐열을 다시 온수 및 난방용 등으로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제품에 들어간 스털링엔진은 1816년 스코틀랜드 목사 로버트 스털링이 개발한 외연기관으로 가솔린 엔진 등에 비해 열효율이 높다. 박대웅 경동나비엔 에너지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9년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과제 ‘초소형 1kW급 스털링 열병합발전시스템 개발’ 주관사로 선정돼 아시아 최초로 스털링엔진을 단 보일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내년에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새 보일러 연구개발 경쟁

최근까지 국내 보일러업계의 연구개발 최대 과제는 열효율이 뛰어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배출 직전의 배기가스를 열교환기로 통과시켜 다시 난방을 하는 콘덴싱보일러는 기존 일반 보일러에 비해 열효율(연료 대비 난방효과)이 20%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동나비엔의 경우 일반 보일러의 효율이 80%대인 데 비해 콘덴싱보일러는 98%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 주요 보일러 업체들이 콘덴싱보일러 개발에 성공하면서 연구개발 경쟁은 새로운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하며 경쟁에서 앞선 경동나비엔은 스털링 시스템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나비엔 하이브리젠 SE는 전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경동나비엔 측의 설명이다. 손승길 경동나비엔 신재생시스템연구소장(상무)은 “집집마다 자가 발전이 가능한 보일러를 설치할 경우 하나의 거대한 가상 발전소를 세우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 연계 원격 제어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 하반기(7∼12월) 경동나비엔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나비엔 스마트톡’이다. 나비엔 스마트톡은 보일러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보일러를 원격 제어하는 제품이다. 보일러 전원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이고 난방, 온수 온도 조절, 난방 예약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1년 10개월간 이어진 연구개발 기간에 140억 원이 투입됐다. 김시환 경동나비엔 연구기획팀장은 “고객의 원격 제어와 함께 회사가 원격으로 제품 점검을 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현지 전략형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2011년 미국 시장에 선보인 북미형 온수기 ‘NPE’와 올해 개발한 벽걸이형 가스보일러 ‘NCN’이 대표적인 사례다.

손 소장은 “벽걸이형 가스보일러의 경우 미국에서도 아직 수요가 많지 않은 제품이지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출시했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동 나비엔#보일러#하이브리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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