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차입금 의존도 ‘위험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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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중 297개 조사 결과 총 자산중 차입금 비율 29.5%
불황 직격탄 운송업계 70% 넘어… “30% 넘어가면 재정 취약 상태”

국내 기업의 자산 대비 차입금의 비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올 상반기 3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평가기관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올해 3월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97개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를 분석한 결과 총 자산액 1959조 원에 차입금이 578조 원에 달해 차입금 의존도가 29.5%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일부 대기업은 차입금 의존도가 50%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아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1년 25% 선에서 지난해 29.1%로 상승한 바 있다.

업종별로는 운송업계의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SK해운, 한진해운, 현대상선은 모두 70%를 넘어섰다. 이어 공기업, 조선·기계·설비업종, 상사, 철강 순서로 차입금 비중이 높았다.

조사 대상이 된 회사 중 30대 그룹의 차입금 의존도는 평균 27.8% 수준으로 조사됐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일반적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30% 이상일 경우 회사의 재정 상태가 위험 수준인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이 매출 감소로 인해 현금 유동성에 문제를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불황 속에서도 셀트리온, 삼성전자처럼 실적이 돋보이는 회사가 속한 업종은 차입금 의존도가 낮았다. 제약업종의 의존도는 9.6%로 업종 중 가장 낮았다. 정보기술(IT)·전기전자, 서비스, 식음료 업종의 의존도도 25% 미만이었다.

현대홈쇼핑, GS홈쇼핑, 에스원, 남양유업 등 14개 기업은 차입금 의존도가 ‘0’인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의존도가 1% 미만인 회사도 7곳, 3% 미만인 회사도 9곳으로 조사됐다. 정연우 대신증권 소비재그룹 총괄 담당 부장은 “유통업의 경우 액수가 적더라도 매일 현금 수입이 발생하다 보니 현금 보유량이 많아지게 돼 차입 경영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기업#차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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