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생산량 점점 줄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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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제외하곤 완성차 모두 감소… “작년 부분파업 - 특근거부 등 영향”
해외 생산으로 대체하려는 기업 늘어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에다 여름철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일부 업체 노동조합의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이 겹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2일 발표한 ‘7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33만4139대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1% 줄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별로 보면 내수용은 일부 업체의 신차 출시와 마케팅 확대로 2.9% 늘어난 12만5689대가 생산됐다. 수출용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의 영향으로 7.3% 줄어든 22만3482대에 그쳤다.

업체별로는 현대자동차가 전년 동월 대비 5.1% 늘어난 15만2556대를 생산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부분파업의 영향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협회는 분석했다. 기아자동차는 일부 공장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4.8% 줄어든 12만3893대를 생산했다. 역시 지난달 부분파업이 있었던 한국GM은 수출 부진까지 겹치며 39.8% 줄어든 3만4848대 생산에 그쳤다.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는 13.4% 줄어든 1만353대를 생산했다.

쌍용자동차는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5월부터 주·야간 2교대를 재개한 쌍용차는 승합차 ‘코란도 투리스모’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20.9% 늘어난 1만1607대를 생산했다. 2분기(4∼6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9% 늘어난 9069억8200만 원 매출에 36억9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쌍용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를 낸 것은 6년 만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론은 현대차 노조가 이달 중 파업에 돌입하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13일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현대차에 자동차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중 규모가 작은 일부 업체는 파업으로 일감이 끊기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해외에 모기업을 둔 다른 완성체 업체의 국내 생산 감축도 예상된다. 블룸버그,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1일(현지 시간) “한국GM의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가 높은 인건비와 강성노조를 이유로 한국에서의 생산량 단계적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GM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GM은 준중형차인 ‘크루즈’ 등 일부 차종의 후속모델 생산을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 옮길 예정이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완성차업체는 모두 해외에 모기업을 두고 있어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생산거점을 옮길 수 있다”면서 “현대·기아차 또한 글로벌 생산망을 구축해 국내 자동차 생산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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