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alk!카톡!] 인제스피디움 파행운영에 ‘펑크’ 한국 모터스포츠 신뢰는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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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30일 07시 00분


인제스피디움
인제스피디움
‘펑크’ 난 인제스피디움. 다시 달릴 수 있을까. 국제 자동차 경주장으로 발돋음하고 있는 인제스피디움(사진)이 거듭된 파행 운영으로 국제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인제스피디움은 이미 8월 24,25일 개최 예정이던 슈퍼포뮬러 한국 대회를 개최 한 달여를 앞두고 전격 취소했었다. 뿐만 아니라 당장 다음 주(8월 4일) 열릴 예정인 아시안르망시리즈 역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F1코리아 그랑프리 개최로 겨우 살아나기 시작한 국내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아시안르망시리즈의 경우 예정대로라면 29일부터 참가할 차량들이 인제스피디움에 들어와 세팅 및 연습 주행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회 운영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업무 공백으로 인해 서류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산항에 묶인 채 물류 이동(참가할 차량)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터스포츠 팬들을 위한 대회 홍보 활동 역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설령 대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누구를 위한 대회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5월 개장과 동시에 여러 국제대회를 유치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인제스피디움이 이처럼 파행을 거듭하는 원인은 뭘까. 돈 문제로 인한 운영권 다툼이다.

인제스피디움은 건설출자자인 태영건설과 포스코ICT, 운영출자자인 KRF, 금융출자자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4개 업체가 출자해 만들었다. 사업비는 총 1863억원이 투자됐다. 이들이 공동 설립한 ㈜인제스피디움이 향후 30년간 인제스피디움을 운영한다. 당연히 투자비를 회수해야 한다.

경기장을 완공하고 국제 대회를 줄줄이 유치할 때까지만 해도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100% 출자해 만든 인제스피디움매니지먼트는 서킷과 호텔, 콘도 등을 1년 내내 풀가동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운영출자자인 KRF로부터 운영권을 양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회가 임박해도 운영권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인제군이 나서 절차에 따라 KRF를 임시 운영사로 지정했다. 하지만 인제스피디움매니지먼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서킷 봉쇄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또 인제군은 KRF의 임시 운영사 지정을 스스로 취소하는 ‘오락가락 행정’을 보였다.

인제군 관계자는 “협약 43조 2항에 의하면 KRF 보다 월등한 운영사가 있다면 운영사를 바꿀 수 있다는 조항은 있다. 태영건설 측에서 KFR를 인정할 수 없다면 KRF를 뛰어넘는 자격을 갖춘 전문 프로모터와 계약을 해야 대회를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 아무런 대안도 없다. 우리로서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건설사와 운영사 간의 얽히고설킨 이권 문제와 이를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는 인제군의 무능력한 행정 때문에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국제대회 개최 여부는 뒷전이고, 모두들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양새다. 향후 국제 대회 유치에 미칠 악영향과 모터스포츠 팬들이 느낄 실망감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들 중 누구도 한국 모터스포츠 전체의 위상을 실추시킨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사공이 많은 인제스피디움이 자칫 산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원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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