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콘텐츠시장 잡아라… 미래부 ‘펑유 프로젝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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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차원서 수출 뚫기 힘들어 정부 간 협력 통해 판로 대폭 확대”
3D영상-CG-스마트 앱 집중 공략

사업에 도전하는 이들은 누구나 하루빨리 성공해 투자한 본전을 뽑아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했다면 어떨까. 그야말로 ‘대박’이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창조경제 시대 한중 합작의 성공사례로 꼽은 영화 ‘이별계약’ 이야기다.

이별계약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M과 중국 투자회사가 절반씩 돈을 대 만든 합작영화다. 4월 중국에서 개봉해 만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고 5주 동안 우리 돈으로 약 356억 원을 벌어들이며 한중 합작영화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콘텐츠 육성 및 수출 업무를 맡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현재 영화를 즐기는 중국인은 전체 인구의 3%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할 미래 중국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3일 미래부에 따르면 이처럼 막대한 시장성을 가진 중국의 콘텐츠 시장을 잡기 위해 최근 ‘펑유(朋友·친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박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 정부 간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이를 활용해 대중(對中) 콘텐츠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중국은 모든 콘텐츠의 유통을 정부(신문출판광전총국)가 관장하기 때문에 정부의 허가 없이는 사실상 어떤 콘텐츠도 수입할 수 없다”며 “민간기업이 뚫기 어려웠던 수출시장을 정부 간 협력을 통해 열어주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미래부는 먼저 3차원(3D) 입체영상, 비주얼 특수효과, 컴퓨터그래픽(CG), 스마트 앱(응용프로그램), 방송 콘텐츠 등 국내 기업들이 경쟁우위에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한중 기업 간 콘텐츠 공동 제작에 정부 예산을 확대 투자하고 양국에서 열리는 콘텐츠 행사에도 상호 기업 참가를 지원할 방침”이라며 “영세한 규모의 국내 콘텐츠 업체들도 중국 시장이 열리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1년 현재 국내 콘텐츠 업계의 대중국 수출은 약 11억20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콘텐츠 수출액(41억5000만 달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5년 전(2억3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약 5배로 커진 것인데 특히 게임의 수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한 번 게임이 히트를 치면 이용자 수는 억 단위, 수익은 조 단위”라며 “영상기술,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아직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분야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면 큰 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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