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이 말하는 ‘삼성전자 위기론 극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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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마다 Up&Down 있기 마련 삼성 나름의 답 찾기 위해 고민중”

이돈주 사장
이돈주 사장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 위기론’은 결코 기우(杞憂)가 아닙니다. 삼성도 충분히 공감하고 우리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은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뇌하고 있다”며 “단순한 하드웨어 발전을 뛰어넘는 ‘개념적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갤럭시S4 미니’와 태블릿PC ‘아티브 Q’ 등 상반기(1∼6월) 전략 신제품 공개행사 주최차 런던을 찾았다.

이 사장은 갤럭시S4를 둘러싼 위기론이 나오는 데 대해 “전작(前作)인 갤럭시S3의 성공 이후 시장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시장마다 ‘업앤드다운(부침)’은 있기 마련이고, 통신사 보조금 문제 때문에 시장이 위축된 한국에서는 갤럭시S4의 판매량이 갤럭시S3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 때문에 잘 안 팔릴 줄 알았던 중국과 중동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어 글로벌 판매량은 목표치를 약간 웃돈다”며 갤럭시S4를 둘러싼 위기론은 오해라고 역설했다.

다만 최근 JP모건 보고서가 나온 뒤 주가가 폭락하는 등 불거진 삼성전자 위기론과 관련해서는 “위기는 확실하게 찾아왔다. 삼성 나름의 답을 보여주지 않으면 큰일 날 것”이라고 말했다.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기업이다 보니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고 제대로 검증받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삼성의 마케팅 전략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신흥시장에 대한 꾸준한 투자다. 그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은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메이저 플레이어라는 점”이라며 “신흥시장을 포함해 현재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평균 25∼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이 가능한 비결로 지난 20여 년간 TV, 가전제품 등을 팔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꼽았다. 글로벌 시장을 책임지는 50여 명의 해외 법인장도 20년간 투자해 길러낸 인재들로, 중국과 대만 등의 경쟁 업체들이 금세 따라올 수 없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오랜 기간 중국, 중동, 인도 등에 꾸준하게 투자하고 마케팅을 해온 덕분에 지금같이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신흥시장이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전략은 ‘개념적 혁신’이다. 이는 이 사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로, 로드맵(청사진)조차 뛰어넘는 혁신이라는 뜻이다. 이 사장은 “갤럭시S2 때까지만 해도 하드웨어 혁신만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S3 이후로는 경쟁사들이 너무 빨리 따라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됐다”며 “기술 혁신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유통,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창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런던=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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