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회장, 맘대로 계열사 사장 선임 못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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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낙하산 인사에 제동 ‘지배구조 개선방안’ 17일 발표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권한을 일부 제한해 계열사 사장을 자의적으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다. 전문성 없는 부행장을 계열사 사장으로 보내는 낙하산식 인사와 청탁성 민원에 좌우되는 금융권 인사 관행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본보 11일자 A1면 ‘부행장 → 계열사장’ 금융계 낙하산 제동
▶본보 11일자 A3면 자회사 임원 추천때 인선배경 공개… CEO 후보군 만들어 투명성 강화

금융위원회는 13일 지주회사 회장이 월권을 하지 못하도록 모범규준을 마련해 17일 발표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 보험 카드 관련 경력이 없는 은행 부행장을 관련 계열사 사장으로 보내지 못하도록 명문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장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해 자의적 인사를 막으면 낙하산 인사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

한 금융당국자는 “부행장을 계열사 사장으로 보내는 관행이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금융권에 보내 업계 스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지주사 회장의 임기를 제한하지 않는 대신 회장의 활동내용과 보수현황을 공시해 책임 경영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방침이 알려지면서 금융계에서는 이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 신임 사장에 이 증권사 출신인 김원규 전무를 선임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전문성을 우선시하는 인사원칙에 따라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를 사장에 선임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또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계열사 대표 선임 때 회장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한 임원은 “금융당국이 세부 인사에 개입하지 않지만 금융사들이 ‘전문성 있는 인사’라는 큰 원칙에 부합하도록 임원 선임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금융지주사#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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