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심상찮아… 올 세수구멍 36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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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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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1분기 국세징수 14.5% 감소, 지방세는 4.4% 줄어

경기침체로 1분기(1∼3월) 국세와 지방세가 당초 예상보다 덜 걷히고 있어 세수(稅收)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나라살림의 밑천인 세수에 구멍이 생기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행정부가 6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1분기 지방세 징수액은 9조25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지방세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전년 대비 1.7% 감소한 이후 지난해까지 증가 추세였다.

세목별로는 부동산 거래가 줄어든 영향으로 취득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59억 원(10.4%)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정부의 ‘4·1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올해 말까지 취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향후 거래가 활성화된다 해도 세금이 단기적으로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취득세는 지방자치단체 세입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지방재정 악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지난달 취득세 감면 연장 방안을 당초 정부안인 1년이 아니라 6개월로 축소한 것도 지자체의 세수 부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취득세 감면을 1년 연장하면 지자체 세수 부족분이 2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국회는 추산했다. 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자체 세입 감소는 고스란히 중앙정부가 메워줘야 한다. 지방세뿐만 아니라 국세도 덜 걷히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최근 펴낸 추가경정(추경)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1분기 총 국세 수납액이 47조424억 원(잠정치)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5% 줄어든 액수다. 1분기 세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기재위는 2008∼2012년 5년 동안 1분기 평균 수납률이 27%라는 점에 근거해 올해 세수 예상액이 174조2311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예상치(210조3981억 원)보다 36조1670억 원 적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세입 예산을 기존 전망치(216조4263억 원)보다 6조 원 정도 하향 조정해 210조3981억 원으로 편성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예상만큼 세수가 들어오지 않아 재정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해 올해 세수 결손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금을 더 걷으려면 경기가 살아나야 하지만 향후 경기 전망은 암울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2.6%로 조정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2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마중물’ 역할을 해 경기를 살릴 것이며 이를 통해 세수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국세징수#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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