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송충현 기자의 시시콜콜 금융투자]연금저축보험 투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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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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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엔 효자이지만 수익률은 ‘글쎄요’

《 “하여간 귀 얇은 건 알아줘야 해.” 지난해 봄 주거래 은행에 체크카드를 만들러 갔다가 덜컥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뒤 여자친구(현재의 아내)에게 들은 핀잔입니다. 가입 기념으로 500mL 해바라기씨유(油) 두 통을 받았다고 자랑하다 혼만 더 났었죠. 아내는 단지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잔소리를 한 게 아니었습니다. 10년 이상 운용하는 장기투자 상품을 즉흥적으로 계약한 게 문제라는 겁니다. 》
송충현 기자가 보험회사 전문가로부터 연금저축보험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공시이율을 꼼꼼히 따져보면 나중에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송충현 기자가 보험회사 전문가로부터 연금저축보험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공시이율을 꼼꼼히 따져보면 나중에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생각해 보니 저는 한 달에 33만4000원이 빠져나가는 것만 알았습니다. 수익률이 얼마인지, 나중에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는 아예 모르고 있었죠.

반성하며 보험회사를 찾아갔습니다. 창구 직원을 두 시간 동안 괴롭혀 연금저축보험의 특징과 장단점을 파악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낱낱이 공개하겠습니다.

제가 가입한 연금저축보험은 10년 만기 상품입니다. 2038년부터 5년간 연금을 받도록 계약했죠. 현재 공시이율(4.1%)로 계산하니 연 1860만 원의 연금을 받더군요. 본인이 받을 예상 연금액은 고객상담센터나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시이율은 연금저축보험을 판매하는 회사가 정하는 상품의 수익률입니다. 운용자산 이익률과 국공채 등 주요 금리 평균값의 80∼120% 선에서 자율적으로 정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공시이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겠죠. 그래서 각 보험사는 고객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최저보증이율이란 것을 정해놓습니다.

보통 납입기간에 2.5%, 납입이 끝나면 1.5%의 최저이율을 적용합니다.

연금저축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연 400만 원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냉정하게 수익률만 따지자면 다른 상품보다 못하지만 소득공제 때문에 이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할 정도입니다.

다만 상품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불이익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입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해지하면 소득공제를 받은 금액과 공시이율로 생긴 원금 이자분을 합한 금액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불입기간이 지났어도 수령 전에 해지하면 마찬가지로 세금이 붙습니다. 5년 내에 해지할 경우엔 400만 원 한도로 불입금액의 2.2%를 추가로 내야 하죠. 부담이 만만찮습니다.

각 회사는 해지환급률(해지했을 때 원금 대비 돌려받는 돈의 비율)로 불이익을 줍니다. 제가 가입한 상품의 해지환급률은 1년 79%, 2년 90%, 3년 95%였습니다. 아, 물론 22%의 세금도 추가로 내야 하고요. 아직 가입한 지 1년이 안 된 제가 해지하면 원금의 절반 정도만 건질 수 있더라고요.

납입금액을 줄이거나 같은 소득공제 상품인 연금저축펀드로 계좌를 이전할 때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연금저축보험에 처음 투자하는 경우 홈페이지에서 수익률을 알아보다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납입한 금액보다 누적된 금액이 적기 때문이죠. 저도 현재 수익률이 ―4.7%로 나오더라고요.

이는 수수료 때문입니다. 저도 매달 2만4000원 정도가 수수료로 빠져나가더라고요. 한 보험사 관계자는 “수수료가 떼이는 걸 모르고 가입한 투자자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만 보고 손해를 무릅쓴 채 해지하는 경우도 있다”며 “3년 정도 지나면 수익률이 플러스로 바뀌니 마음 놓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송충현#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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