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몰아치는 글로벌 리스크… ‘탄력적 역동성’ 준비됐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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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닥쳤을 때 이를 잘 헤쳐갈 수 있을지는 폭풍이 오기 전에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위대한 기업의 선택·GREAT BY CHOICE’(짐 콜린스, 모튼 한센·김영사·2012년)

극도로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위대한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이 있다.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영 석학 짐 콜린스가 제시하는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상식과 거리가 멀다.

흔히 위대한 기업들은 더욱 빨리 움직이고 더욱 혁신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들 기업은 끊임없이 한결같은 속도로 나아간다. 혁신의 문턱은 가까스로 넘어서지만 그렇다고 특별나게 창의적이지 않다. 또 편집증적으로 보일 정도로 상황을 의심하고 경계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일정 고도 이상의 고산지대에는 한 번의 서투른 행동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데스존(Death Zone)이라는 것이 있다. 전문 산악인들은 데스존에서의 각종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훈련하고, 안전을 위한 여유 공간을 마련한다. 또 변화하는 여건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데스존에서 벗어나 등반을 포기할 때를 대비해 사전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다.

인텔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1980, 90년대 부침을 거듭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자였던 AMD, 모토롤라 등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호황기에서도 성장을 스스로 제한하고 불황기에 대비해 현금 보유액을 늘렸다. 시장 변화를 과민할 정도로 경계하고, 갑작스러운 경쟁 위협에 직면할 때에도 당황해서 반사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대신 특별팀을 구성해 지독하면서도 체계적으로 근본적인 대응을 준비해 시장 선도자가 됐다.

‘탄력적 역동성(Resilient Dynamism).’ 이달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테마다. 최고경영자는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성장하기 위해 대담한 비전과 과감한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역동성). 물론 극도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완충 방안과 충격흡수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탄력성).

이러한 역동성과 탄력성이 2013년 폭풍과 같이 몰아치는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하는 기업들에 제시하는 유일한 해법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유종기 한국IBM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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