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암흑 속 빛줄기 될까… 상황따라 분산투자하는 펀드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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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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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에셋 펀드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세계 경제가 당분간 저성장 국면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올해 3% 미만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성장률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 역시 횡보를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저성장 시대를 맞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멀티에셋(multi asset) 펀드’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멀티에셋 펀드는 투자자산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식·채권 혼합형 펀드와 다르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내년을 목표로 멀티에셋 펀드 개발에 나서고 있다.

○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

투자 위험을 낮추려면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다. 문제는 소액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여러 자산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적절한 시점에 직접 분산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초 투자시점에 투자자가 자산배분 원칙을 정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주는 멀티에셋 펀드들이 나오면서 소액투자자들도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투자가 가능해졌다.

멀티에셋 펀드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이고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한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도 다른 자산에서 수익이 나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으면 주식 투자비중을 높이고 물가가 상승하면 부동산이나 원자재 등 실물 자산에 투자를 늘려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또 주식시장이 불안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 투자비중을 높인다. 이처럼 어느 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다른 자산에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 등락이 적어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이자, 배당수익 얻는 멀티인컴 펀드

최근에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주가상승으로 인한 차익보다는 이자나 배당으로 수익을 얻는 멀티인컴(multi-income) 펀드가 주목을 끌고 있다.

멀티인컴 펀드는 올해 인기를 끌었던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이나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해외채권형 펀드와 달리 채권, 리츠, 배당주 등 이자와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점이 특징이다. 멀티인컴 펀드는 채권수익률이 낮아지더라도 배당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기대수익률은 높은 멀티인컴 펀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1월 한국투자 글로벌멀티인컴펀드를 새로 선보였다. 글로벌멀티인컴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 채권 리츠 외환(FX) 고배당주 우선주 등 지속적으로 이자와 배당이 지급되는 자산에 투자해 연 6∼7%의 수익을 기대한다.

9월 ‘슈로더월지급식아시안에셋인컴’을 내놓은 슈로더자산운용은 3개월여 만에 2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펀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고배당주식과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해 높은 이자와 배당수익을 추구한다. 특히 시장상황에 따라 펀드매니저의 판단으로 자산 비율을 조절할 수 있어 유연하게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투자증권도 ‘한화 스마트멀티인컴플러스 증권투자신탁 펀드’를 내놨다. 한화 스마트멀티인컴플러스 펀드는 국내채권형, 해외채권형, 혼합형, 리츠를 포함한 기타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대수익과 위험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어 월지급식 상품으로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안정 수익 원하는 장기투자자에 적합

멀티에셋 펀드 상당수는 글로벌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한두 종목이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목이나 상품을 편입해 만든 지수에 연동되는 ETF의 특성상 분산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 멀티에셋 펀드의 강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멀티에셋 펀드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 원자재 채권 등 단일 자산에만 투자하면 기대수익률은 높더라도 위험할 수 있다”며 “중위험·중수익 펀드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멀티에셋 펀드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구조가 복잡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아직 국내 펀드시장에서 인컴형 펀드의 설정액 비중은 2.2%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등락폭이 작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지만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못해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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