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기술력, 서비스업에 접목… 청년 수출 늘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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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무역 국제포럼’서 다양한 아이디어 쏟아져

“서비스가 ‘교역재(交易財)’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이 좁은 내수시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려면 서비스산업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서비스는 교역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나라는 필수적으로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버나드 호크먼 세계은행 국장)

한국무역협회와 한국통상정보학회 주최로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의 날 기념 서비스무역 국제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주장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서비스 수출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기조발표와 패널토론에서 한국 서비스 부문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서비스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 “발달한 제조업 역량을 결합하라”

고용을 늘리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서비스산업이 제조업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지만 한국의 서비스산업 역량이 제조업보다 크게 뒤떨어진 상태라는 분석에는 이론(異論)이 없었다. 기조발표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발달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결합해 수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서비스산업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43%에 불과하지만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의 118%로 높은 편”이라며 “제조업이 서비스 부문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기반 없이 서비스 부문이 발달한 인도와 달리 한국은 제조업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아시아 국가에 컨설팅하는 등 ‘기술기반 서비스업’ 수출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셰리 스티븐슨 미주기구(OAS) 서비스무역 수석고문도 “한국이 보유한 고도의 기술력과 높은 교육수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서비스무역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한국의 고급 기술은 일본보다 더 경쟁력 있다”고 분석했다.

○ “해외원조 프로그램, 한글 이용하자”

서비스무역이 어려운 이유는 형태가 없고, 저장이 불가능하며, 규제나 시장의 복잡성 등 여러 장벽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패널토론에서는 이런 걸림돌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한국통상정보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창봉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학 무역학과 위상이 추락하고 있고, 정부는 무역전문가 양성을 일회적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가도록 하려면 제도와 교육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케네디 정부가 추진했던 ‘평화봉사단’의 예를 들며 “우리도 저개발국을 상대로 상당한 돈을 원조하고 있는데 이와 연계해 청년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언어와 문화 확산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이것이 서비스무역에서 그들이 우위를 점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우리도 세계에 한글을 보급해 서비스 수출에 기여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소득이 늘 때 수요가 늘어나는 의료, 교육, 예술, 콘텐츠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김치중 무역협회 상무는 “재중동포와 유학생, 주재원을 활용해 중국 서비스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무역#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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