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약발 끝나면 ‘달러 빙하기’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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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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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전쟁’ 저자 쑹훙빙 방한

“수출비중이 높아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중국 등은 아시아 공동 화폐로 통화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宋鴻兵·사진) 환추(環球)재경연구원장은 14일 연세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양적완화 정책의 약발이 다하면 ‘달러 빙하기’가 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주목받은 그는 최근 ‘화폐전쟁4’의 한국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다.

쑹 원장은 “미국의 재정절벽(급격한 재정 축소에 따른 경제적 충격) 가능성은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우려할 문제는 아니다”며 “진짜 문제는 미국의 재정적자 자체이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 예산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지급할 국채이자는 세수(稅收) 대비 2011년 9%에서 2020년 20%로 높아진다.

또 “최근의 양적완화 정책도 위기를 늦추는 임시 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며 “실질부채를 줄이기 위한 금리인하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 미국이 금리를 다시 올릴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저금리로 상승했던 달러화의 자산가격이 폭락하는 달러 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달러화 수요가 위축되면서 달러로 표시된 자산가격이 폭락한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은 국채를 팔아 모은 돈을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시장에 투입해 자산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며 “미국이 발행한 국채를 중국이 사들이고, 중국은 미국의 소비로 성장하며 공생(共生)을 이뤘던 ‘차이메리카(Chimerica) 체제’에 파경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10년이 아시아 국가들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면서 “중국 경제가 아무리 강해져도 위안화는 달러화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해외에 위안화가 충분히 공급돼야 하는데, 현재 전체 위안화의 10% 미만만 유통되고, 나머지는 중국의 중앙은행으로 다시 유입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 것도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다.

그는 또 “한국 등 수출 주도형 아시아 국가들은 환율 안정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달러의 위치가 공고해 미국이 바둑을 먼저 두면 다른 국가들은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독일이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에 편입돼 더욱 강대한 유로화를 지배한 것처럼 한국과 중국, 일본이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공동기금을 만들고 환율 안정 메커니즘을 구축해 정치적, 경제적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달러 빙하기#쑹훙빙#아시아 공동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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