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GCF를]‘에코폴리스’ 송도, 8000억 달러 ‘녹색 세계은행’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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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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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경쟁도시 6곳 놓고 19일 투표
한국, 녹색성장 실천… 송도, 유력후보도시로 부상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으로 제공될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아이타워. 이곳에는 최대 1만 명 이상의 직원이 상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제공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으로 제공될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아이타워. 이곳에는 최대 1만 명 이상의 직원이 상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제공
‘총성 없는 전쟁’은 글로벌 경제무대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 유치전에서도 사활을 건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조성된 기금으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분야에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될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후보도시가 19일 결정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GCF 2차 이사회가 6개국 경쟁도시를 놓고 투표를 해 후보도시를 최종 확정하며, 11월 말 개막될 카타르 도하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이 결정을 인준받는 절차를 남겨두게 된다. 한국 독일 스위스 폴란드 멕시코 나미비아가 24개 GCF 이사국을 상대로 피 마른 막바지 득표전에 돌입했다.

○ 세계 최대 환경기금


내년 GCF 사무국이 문을 열게 되면 우선 선진국 주도로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씩 조성한다. 한국 돈 약 904조 원(8000억 달러)의 천문학적인 기금이 쌓이는 즉시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에 집중 지원된다. 재원 규모가 너무 커서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동급 기구로 평가된다. 그래서 ‘그린 IMF’ ‘녹색 WB’로 칭하기도 한다.

기금이 출범되면 초기 3년간 세계은행에 예치하게 된다. 개도국이 각자의 기후변화 대응전략에 맞춰 GCF 사무국에 기금 지원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적정한 배분을 받게 된다. 사무국에는 초기에 500여 명이 상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활동이 본격화하면 8000∼1만 명 이상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MF 직원 수와 맞먹는 매머드급 국제기구다.

기금이 적립되면 개도국의 산림 보호와 청정에너지 기술 이전에 필요한 자금으로 주로 투입될 공산이 크다. 이 기금을 요청할 각국 대표들이 수시로 사무국을 드나들게 돼 연간 최소 120차례의 국제회의가 열리게 된다. 사무국 주변은 그야말로 국제타운으로 변모될 것이다.

○ 확산되는 한국의 녹색바람

한국이 사무국을 유치하게 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녹색성장 정책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트리플 G’라는 용어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주도로 설립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3월에 발족한 녹색기술센터(GTC)와 함께 GCF가 삼각편대를 이루게 된다는 말이다. GGGI는 녹색성장의 전략을 수립하고, GTC가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기능을 맡게 된다. 그리고 GCF가 이를 뒷받침할 재원을 조달하게 돼 녹색성장의 3대 요소를 모두 갖추게 된다는 것.

한국은 이미 이런 기조를 꾸준히 실천에 옮기고 있다. 먼저 개도국의 친환경 녹색사업을 지원하는 개발원조자금을 늘려오고 있다. 이 자금은 베트남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투입되거나 물 부족 해소를 위한 사업에 지원되고 있다. 또 폐수를 처리해 토양오염을 방지하거나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이전해 주고 있다.

국내 경제자유구역의 맏형 격인 송도국제도시도 ‘친환경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GCF 사무국 전용빌딩으로 제공될 아이타워는 친환경인증 최우수등급, 에너지효율 1등급, 초고속정보통신 특등급을 받은 건물이다. 행동이상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지능형 폐쇄회로TV와 첨단 유비쿼터시설이 도시 전역에 설치됐다.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국가개혁안보고서에서 송도를 ‘에코 폴리스’의 전형으로 제시했다. 미국 CNN 방송,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유수 언론은 송도를 저탄소 녹색 모범도시로 집중 조명한 바 있다.

:: GCF ::

유엔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은 2010년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기후변화총회에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하기로 합의한 특화기금. 2020년까지 8000억 달러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기금은 국제통화기금(IMF)의 845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 그 규모와 영향력 때문에 GCF를 ‘녹색 분야 세계은행’으로도 부른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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