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싼 비정규직’으로 줄어든 정원 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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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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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산하기관 60곳중 34곳 비정규직 평균 급여, 정규직의 절반도 안돼

정부 공공기관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급여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무소속 김한표 의원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경부 산하기관 60곳 중 34곳에서 비정규직 직원이 임금과 성과급을 합해 지난해 받은 평균 급여는 정규직 평균 급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허청과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은 제외하고 파악한 통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급여 격차가 가장 큰 한국가스공사에서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임금 6195만여 원, 성과급 1540만여 원 등 급여로 평균 7735만여 원을 받았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받은 평균 급여는 1425만여 원으로 정규직의 5분의 1이 채 되지 않았다. 한국서부발전,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동서발전 등 7곳은 지난해 비정규직 평균 급여가 2000만 원에 못 미쳤다. 정규직 급여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된 기초전력연구원이 3713만여 원 수준이었다.

대상 공공기관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급여 차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업무 직종이 조리사, 운전기사, 비서 등으로 단순직이거나 주당 근무시간이 35시간인 단시간 근무자라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정규직 평균 급여는 4443만여 원, 비정규직 평균 급여는 1690만여 원인 우체국시설관리단은 “비정규직은 전부 현장직으로 미화원이나 경비 등 단순 노무 직종의 직원”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평균 급여가 1320만 원으로 조사된 한국석유관리원의 경우 청년인턴 급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꼭 필요한 곳에 한시적으로 단기 계약직을 뒀다기보다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정원을 줄인 공공기관들이 임금이 싼 비정규직으로 계속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286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2010년 3만8080명에서 지난해 4만1860명으로 늘었다.

반면 강원랜드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임금 차이가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력기술,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은 비정규직 평균 급여가 5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임금과 복지 등 처우에 있어서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며 “다만 근속연수가 정규직은 18.5년, 비정규직은 1년이라 근속연수에 따른 급여 차이가 날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한표 의원은 “공공기관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에 따라 차별을 금지하는 모범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일부 기관들의 정규직 평균 급여가 8000만 원을 넘는 것도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공공기관#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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