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닮으면 끌린다… 고객과 공통분모 찾아라

  • Array
  • 입력 2012년 9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 신병철 박사의 마케팅 코칭

DBR 그래픽
DBR 그래픽
《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고향이나 출신 학교가 같으면 금방 친근감이 생기곤 한다. 취미나 좋아하는 영화만 같아도 마음의 벽이 사라지고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여성들은 클럽에서 같은 춤을 따라 하는 남성에게 더 큰 호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유는 뭘까. 바로 유사성 효과(Similarity Effect)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성을 가진 사람에게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유사성은 호감도를 높이는 강력한 무기다. 기업 마케터들이 이를 잘 활용하면 고객들과 교감하는 선호도 높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영업이나 판매 사원들도 고객과의 유사성을 잘 찾아내면 성과를 높일 수 있다. DBR 113호(9월 15일자)에 실린 유사성 효과의 내용과 활용 방법을 요약한다. 》
○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더 신뢰한다

2002년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외모 유사성이 타인에 대한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실험을 했다. 피험자들에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한 가상의 인물과 짝을 이뤄 게임을 하게 한 후 게임에서 딴 돈을 나눌 때 피험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했다. 만약 딴 돈을 피험자가 직접 계산해 나눈다면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것일 테고 가상의 인물에게 배분 임무를 맡긴다면 상대방을 신뢰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실험 설계의 백미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있었다. 외모 유사성에 대한 피험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피험자와 닮은 사람과 닮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 가상의 인물을 창조했다. 예를 들어 피험자 자신의 얼굴과 낯선 사람의 얼굴을 합성해 외모 유사성을 높이거나, 피험자가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의 얼굴을 합성해 외모 유사성을 떨어뜨렸다. 외모 유사성 수준이 상대방에 대한 신뢰 수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측하는 게 실험의 목표였다.

실험 결과 자신과 얼굴이 아주 많이 닮은 파트너와 게임을 한 피험자들의 3분의 2가 자신의 파트너에게 돈 배분 임무를 맡겼다. 반면에 전혀 낯선 얼굴의 파트너와 게임을 한 피험자 중 상대에게 배분 임무를 맡긴 이는 절반에 그쳤다. 자신과 얼굴이 닮은 사람에게 더 높은 신뢰도를 보인 셈이다.

○ 이름만 비슷해도 호감도가 높아진다

미국 텍사스 샘휴스턴주립대 교수인 랜디 가너는 2005년 이름 유사성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파악하고자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편으로 설문지를 보낸 후 모든 문항에 답변해 우편으로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실험이었다. 이 때 A그룹에는 설문지를 받는 사람의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B그룹에는 설문지를 받는 사람의 이름과 전혀 다른 이름을 각각 발신자로 했다. 예를 들어 A그룹에 속한 피험자 ‘로버트 그리어’에게는 ‘밥 그리거’라는 사람이 설문지를 보낸 것처럼 만들었고, ‘신시아 존슨’은 ‘신디 조핸슨’이라는 이름으로 발송된 설문지를 받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비슷한 이름의 발신자로부터 설문지를 받은 A그룹의 응답률이 B그룹의 응답률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 두 집단은 발신자와의 이름 유사성 외에는 어떤 차이도 없었다. 이처럼 간단한 속성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설문에 응답했다고 말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유사성의 영향력은 미묘하면서도 강하다.

○ 유사성 효과의 마케팅적 교훈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 공통분모를 잘 찾는 게 중요하다. 타인과의 공통분모를 잘 찾는 사람은 유연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고객과 자주 접촉하는 영업이나 판매 분야 종사자들은 유사성을 찾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산악자전거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에게 이런 말을 건네면 효과적이다. “저도 주말에는 산악자전거를 탑니다. 이 제품은 기어 변속이 매우 훌륭합니다. 저희 산악자전거 동아리에서 ‘강력 추천’하는 제품입니다.” 아토피 피부염 크림을 고르는 주부에겐 이렇게 얘기를 꺼낼 수도 있다. “우리 아이가 아토피로 오래 고생했잖아요. 저도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그런데 이 크림으로 바꾸고 나니까….” 고객과의 유사성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닫힌 마음의 문을 반쯤은 열게 된다.

향후 마케팅의 중요한 이슈는 브랜드 팬클럽이다. 어떻게 하면 더 명확하고 잘 조직된 브랜드 팬클럽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브랜드 팬클럽 구성의 지름길 중 하나가 유사성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소비자와 소비자,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인지된 유사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호의도, 신뢰도, 재구매율이 높아진다.

신병철 스핑클그룹 대표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3호(2012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프라다, 건축가에 길을 묻다

▼ 지도와 경영(Management By Map)


‘프라다는 뉴욕 매장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건축가인 렘 콜하스에게 맡겼다. 그가 럭셔리에 대해 내린 정의는 이렇다. “럭셔리는 지적이고 익숙하지 않은 낯섦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 만나는 반복적 일상에서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가치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시에 럭셔리는 공간을 소비할수록 그 가치가 더욱 귀해진다.” 공간을 소비할수록 가치가 귀해진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콜하스는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의 프라다 매장에 바닥부터 천장까지 가득 제품을 진열하는 대신에 소수의 선별된 상품만을 제한적으로 미술 작품처럼 진열했다. 공간을 재해석해 쇼핑에 관해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어가는 건축가,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석가, 마케팅학자들의 흥미로운 시선을 소개한다.


불황 뚫고 성장하는 기업들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화장품 전문 매장인 세포라는 10여 년 전 망할 위기에 처했으나 지금은 매주 2개씩 신규 매장을 열 정도로 성장했다. 불황으로 고급 숙박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2008년 이후 포시즌스호텔 체인의 예약은 급증하고 있다. 식품회사 다논은 요구르트에 무관심한 미국인들을 공략하기 위해 수십 년간 고군분투한 결과 향후 매출이 몇 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어떻게 이러한 성과를 거뒀을까. 필자들은 이 기업들의 직원들이 ‘집단적 열망(collective ambition)’을 가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집단적 열망은 리더와 직원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 열망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방식, 브랜드 약속과 핵심 가치를 일치시키는 방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DBR#마케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