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경영개선 부진… 저축銀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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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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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스위스3 등 인수 표류… 경기둔화에 영업도 위축… 또다시 구조조정 불안감


저축은행들의 자회사 매각 등 경영개선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부실이 심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 하락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영업실적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5개월가량 이어져온 KG케미칼컨소시엄의 현대스위스3저축은행 인수작업이 전면 백지화됐다. KG케미칼은 국내 비료회사다.

또 대부업체 애이앤피파이낸셜(상표명 러시앤캐시)가 현대스위스4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법정이자율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스위스 측은 한 외국계 사모펀드(PEF)에 3저축은행과 4저축은행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스위스는 4개 저축은행이 퇴출당한 올해 5월, 외자 유치와 계열 저축은행 2개사를 매각하겠다는 자구방안으로 합격점을 받아 퇴출을 면했다. 하지만 이 작업이 계속 늦춰지면서 다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진흥저축은행도 경기저축은행의 지분을 팔아 자본을 늘리겠다고 약속해 영업정지를 면했지만 아직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은행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1735억 원의 적자를 낸 데다 지난달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증권거래 정지대상에 오르는 등 겹친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토마토2저축은행도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회사가 영업정지를 당한 뒤 10개월째 예보의 관리를 받으며 매각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부실은 심화해 지난해 3월 말 7.76%였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년 만에 ―11.75%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별 저축은행들이 경영개선을 일부러 이행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영업 부진 등 시장 상황 때문에 이행을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8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솔로몬(우리금융) 한국(하나금융) 미래(J트러스트) 등 3개 저축은행의 최종 계약도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3일부터 영업을 시작하려던 이들 은행을 인수한 은행들도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계약을 인가해줄 방침이다. 인가를 받으면 이 은행들은 각각 우리금융저축은행(솔로몬) 하나저축은행(한국) 친애저축은행(미래)으로 상호가 바뀐다.

이와 함께 금융위가 최근 BIS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지방에 위치한 2개 저축은행에 경영개선명령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경영개선명령이 내려지면 영업이 정지되고 45일간 자체 정상화 노력을 벌일 수 있다. 두 곳 모두 영업정지는 면했지만 자본을 더 끌어들이지 못해 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면 퇴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저축은행#매각#경영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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