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소녀시대가 청년 일자리 늘려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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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수출로 오락서비스 수지 첫 3개월 연속 흑자

YG엔터테인먼트는 한국 수출의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올해 1월 빅뱅과 2NE1, 세븐 등 소속 가수들이 일본에서 YG패밀리 콘서트를 열었다. 4회 콘서트로 벌어들인 돈은 300억 원.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도 ‘YG 스토어’의 문을 열고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소속 가수들의 음반과 티셔츠, 사진 등을 판매한다. 6월 중순 개점한 이후 7월 말 현재 6만3000달러(약 7100만 원)를 벌었다. 미주 지역 판매량이 70%나 된다.

문화상품의 수출은 외화 획득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브랜드를 높여 소비재 수출을 유도하는 2차적인 효과가 더 크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문화상품이 100달러 수출을 할 때마다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을 비롯한 전자통신 제품 수출이 평균 395달러 늘어난다.

권우석 수은 미래산업금융실장은 “아이돌그룹의 간접적인 수출 효과를 감안하면 국내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가 3월부터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했다. 3개월 연속 흑자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특히 3월과 5월에는 흑자 폭이 사상 최대인 3010만 달러에 이르렀다. 지금까지는 2002년 6월 1820만 달러 흑자가 최대였다. 다만 6월엔 그 기세가 다소 꺾여 46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가 흑자를 낸 것은 한류의 영향이 크다.

박영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문화 제품 수출이 게임 중심에서 드라마와 영화, 케이팝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 음악시장에서 한국 가수들의 매출액은 지난해 244억7000만 엔으로 집계됐다. 소녀시대의 ‘걸스 제너레이션’(62만 장), 카라의 ‘슈퍼걸’(45만 장), 동방신기의 ‘톤’(29만 장) 순으로 앨범 판매량이 많았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M은 올해 영화와 드라마 판권 등 2200억 원어치를 해외에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142억 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문화상품 수출은 고용 창출 등 산업 파급력이 크다. 게임업체 넥슨의 전체 직원 3000명 중 500명이 해외에서 근무한다. 전체 매출액의 70%가 해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넥슨 관계자는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춰 게임을 개발하는 인력까지 합하면 국내 고용 창출효과가 더 크다”며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인력 채용을 더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화 수출 강국이 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국은 문화산업을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1996년부터 ‘쿨 브리타니아’를 앞세워 교육과 금융 지원을 펼친 끝에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디자이너 폴 스미스 등을 배출했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문화상품을 단순한 수출 상품으로 여기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빅뱅#소녀시대#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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