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에 녹초된 선생님?… 앱 만들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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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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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봉사팀 ‘교육앱’ 제작 무박 2일 캠프

28,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Big Camp for Education’ 참가자들
이 삼성전자 교육봉사팀 관계자의 행사일정 안내를 듣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8,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Big Camp for Education’ 참가자들 이 삼성전자 교육봉사팀 관계자의 행사일정 안내를 듣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남 목포시 청호중학교에서 가정 과목을 가르치는 서세숙 교사(48·여)는 지난 학기 수행평가 때문에 애를 먹었다. 과제는 반바지 만들기였다. 학생들은 천 대신 종이를 재단하고 이리저리 붙여 실물 크기의 모형을 제작해야 했다. 서투른 학생들은 시간 날 때마다 그를 찾아 “이렇게 자르는 게 맞느냐”며 뒤죽박죽 자른 종이를 들이밀었다. 총 200여 명의 학생 중 2, 3명만 지도해도 쉬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서 교사는 “학생들의 과제를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봐줄 방법이 있다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런 서 교사에게 삼성전자 교육봉사팀이 손을 내밀었다. 사내(社內) 동아리인 교육봉사팀은 그동안 학교 등 교육현장을 찾아 정보기술(IT) 기기의 활용방법을 소개해왔다.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느끼는 고충은 생각보다 컸다. 봉사팀의 김영준 책임은 “스마트 교육이 확산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콘텐츠를 사용하는 이들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교사와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행사가 ‘Big Camp for Education’이다.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는 교사와 학생, 앱 개발자, 디자이너 등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저마다 교육현장에서 느낀 애로점을 털어놨다.

“수업 중에 모르는 게 있어도 친구들에게 눈치가 보여 망설여요. 선생님께 바로 물어볼 수 있는 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부모들께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게 번거롭습니다. 설문조사라도 하려면 통계 내는 일도 은근히 복잡하고요.”

서 교사도 참가자들에게 고충을 얘기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은 관심이 가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이들을 찾아가 한 팀을 이뤘다. 팀당 8∼10명씩 총 11개 팀이 구성됐다. 각 팀은 바로 앱과 콘텐츠 제작에 들어갔다. 교사와 학생들이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면 개발자는 프로그램을 짜고 디자이너는 사용자환경(UI)을 갖추는 데 힘을 보탰다.

30여 시간이 흐르고 각 팀은 머리를 맞댄 결과물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선보였다. 최우수상은 ‘레인보우’ 팀에 돌아갔다. 이들은 같은 반 학생들이 협업해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등의 작업을 통해 전자책과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레인보우 노트’ 앱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삼성전자 봉사팀#교육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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