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가 미래다]남동발전, 소사장제로 직원들 숨겨진 잠재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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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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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를 낸다는 것은 국민에게 큰 죄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자 긴급 경영혁신 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의에서는 공기업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남동발전은 직원 개개인의 역량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하고 경영혁신을 시도했다. 공기업 최초로 ‘소사장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소사장 제도란 회사의 목표를 팀, 파트, 사업소 등 소사(小社)에 배분하고 예산·인사의 자율권을 위임해 소사장의 책임 아래 운영하는 경영 제도를 말한다. 기존 본사 중심의 중앙집중형 관리제도에 비해 개개인의 창의력과 책임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남동발전은 본사 각 처의 처장과 실장, 사업소장 등 간부를 대상으로 소사장제를 적용하고 직급별로 맞는 목표와 함께 크게 강화된 예산 및 인사권한을 제공했다. 장 사장은 소사장들과 한자리에 모여 토론 과정을 거친 끝에 회사의 성과 목표치를 결정했고 소사의 성과에 따라 승진인사를 했다.


남동발전 측은 “직원 모두가 자신이 사장이라는 마인드를 갖게 되자 원가 개념도 더 철저해지고 숨겨져 있던 잠재력도 발휘됐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지난해부터는 발전소 16곳과 지분 50% 이상 출자회사에도 소사장 제도를 도입했다.

조직 구성원 전원이 나서 설비효율을 극대화하는 ‘설비안전 강화운동(TPM)’ 경영기법도 공기업 최초로 적용했다. 76개 TPM 팀으로 나뉘어 활발하게 설비를 관리한 덕에 설비 가동률은 2008년 86.7%에서 2010년 93.7%로 올랐고 설비 이용률도 68.2%에서 77.9%까지 상승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남동발전은 적자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발전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2011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는 기관평가 부문과 기관장평가 부문에서 에너지 기관 중 유일하게 동시에 ‘A등급’을 받았다.

이제는 신사업 혁신도 노리고 있다. 2020년까지 자원개발, 해외진출,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신사업을 통한 매출 목표를 전체 매출의 50%인 6조 원으로 정했다. 남동발전 측은 “사업분야별 유망시장을 중심으로 특화개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세계 풍력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동유럽과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동 및 터키 시장에는 성능복구(R&M) 분야로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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