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 대형차’?… 이젠 소형차가 절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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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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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 시장 개방 25년… 25개 브랜드 각축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개방된 지 25년이 됐다. 1987년 7월 한성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 ‘560SEL’ 모델 10대를 공식 수입해 판매한 것이 시작이다. 25년이 지난 올해 수입차 시장은 25개 브랜드, 350개 차종이 치열하게 싸우는 ‘작지만 뜨거운’ 시장이 됐다.

‘수입차 시장 개방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수입차 25년 역사는 한국의 고도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복사판이다. 정부는 1987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두고 굳게 닫아놓았던 수입차 시장을 열었다. 하지만 관세는 무려 50%에 달했다. ‘수입차=상류층’이란 공식이 성립하던 때였다.

하지만 1989년 관세가 20%로 낮아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며 국내 대기업도 수입차 딜러로 속속 뛰어들었다. 외환위기는 수입차 시장 판도를 다시 바꿔놓았다. 1996년 1만 대를 돌파한 판매량은 1998년 2075대로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1998년 당시 수입차는 주유소에서 기름도 안 넣어주고 계란 투척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수입차 시장은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기존 미국차 중심의 시장에서 BMW, 벤츠 등 독일차 위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된 것도 이때다. 2004∼2008년 수입차는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판매량 6만 대를 넘어섰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하던 수입차 시장은 잠시 숨을 고른 것에 불과했다. 2010년에는 판매량이 9만 대로 치솟았고 지난해에는 10만 대를 넘어섰다. 수입차의 시장점유율도 2002년 1.3%에서 지난해 7.9%로 고공행진했다.

그 사이 수입차 시장의 고객 판도도 크게 바뀌었다. 2003년 당시만 해도 배기량 3000cc 이상의 대형차가 전체 수입차 시장의 38.5%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2000cc 미만의 소형차가 수입차 시장의 48.0%다. 연령대도 40, 50대 중장년층에서 30대로 타깃 고객층이 바뀌었다. 수입차 평균 판매가는 2003년 7700만 원에서 지난해 6300만 원으로 1000만 원 넘게 떨어졌다. 정재희 수입차협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은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12만 대를 넘어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차업체들이 판매량 확대에만 공을 들일 뿐 비싼 부품값과 수리비, 부족한 서비스센터 등 사후 관리는 등한시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토마스 우르바흐 수입차협회 부회장(벤츠코리아 사장)은 “앞으로 서비스 강화를 통한 소비자 만족도 증대 등 질적 내실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수입차#소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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