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혁신경쟁서 승리하려면 ‘버리는 것’부터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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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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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간 경쟁이 아닌 기업 간 경쟁의 시대다. 빠르게 변하는 경쟁 환경 속에서 특정 제품 자체의 차별성은 일시적 경쟁우위만 보장할 뿐이다. 혁신을 게을리하다가는 성장은커녕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다.

혁신 경쟁의 시대에는 남다른 지식과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은 지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경영학자들의 주장이 날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게리 하멜 교수는 ‘기업은 핵심 역량과 이를 둘러싼 규율들의 조합’이라고 정의했다. 혼다의 핵심 역량은 엔진 기술이다. 여기에 더해 품질관리, 적기 제품 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 서비스 체계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노하우와 규율들이 작동하기 때문에 혼다는 자동차, 오토바이, 소형 제트기 등 엔진 기술이 활용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앞서 갈 수 있었다.

하멜 교수 등은 결국 지식의 축적 속도와 정도, 효율성이 높은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조직에 내재된 ‘암묵적 지식’이 중요하다. 암묵적 지식은 모방이 어려워 다른 기업으로 쉽게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은 주로 ‘학습’으로 얻어진다. 기업의 학습 성과를 높이려면 임직원의 학습 의도와 흡수 역량을 높이고 학습을 지원하는 제도와 체계를 잘 갖춰야 한다. 특히 학습을 통한 지식 창출을 저해하는 요인을 없애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학습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기존에 배운 것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다. 하멜은 ‘폐기학습(unlearning)’을 학습 성과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폰 크로그는 기업 내에 체화된 패러다임과 운영 원칙, 성공 법칙이 학습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실증적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 전략적 제휴에 참여한 147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폐기학습을 장려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나은 학습 성과를 냈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요즘 기업은 물론이고 정치 사회단체들까지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지 않는 곳이 드물다. 경영자들 사이에 지식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교육훈련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말하는 경영자도 많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먼저 지금까지 행동의 기반이 된 원칙과 논리를 의심해 봐야 한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기업이 시기를 정해 폐기학습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온 관행과 신념에 문제제기를 해야 비로소 새로운 지식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버리지 못하면 얻을 수 없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epicij@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7호(2012년 6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조직내 ‘죄수의 딜레마’ 예방책

▼ 영화 속의 게임 이론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악당 조커는 선량한 시민들과 복역수들이 각각 나누어 타고 있는 2척의 배에 폭탄을 설치해 놓고는 다른 쪽 배를 폭파시킬 수 있는 기폭장치를 양쪽 배에 둔다. 1시간 내에 먼저 스위치를 눌러 다른 쪽 배를 폭파시킨 배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시민들과 복역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2가지, 스위치를 누를 것인가 말 것인가뿐이다. 이런 죄수의 딜레마 상황은 조직 내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갈등 상황은 필연적으로 이기적 행동을 낳게 되고 회사 전체의 이익 추구와는 멀어지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조직 내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막아내기 위한 방안을 소개했다.



개도국 신흥 소비 집단 공략법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피라미드의 하부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개도국의 신흥 소비 집단 ‘넥스트 빌리언’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5년 동안 진행돼온 ‘혁신의 세계화’와 관련한 연구에서 필자들은 노키아와 GE헬스케어, 제록스의 예를 통해 해답을 제시한다. 기업들이 넥스트 빌리언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와 글로벌 파트너를 모두 포함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관리하고 정부기관, 비정부기구 같은 지역사회 내의 주요 이해관계 집단을 참여시키는 등 기존 관행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혁신경쟁#폐기학습#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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