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아깝다’ 생각할 때 팔아야 제값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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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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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매각’ 5가지 법칙

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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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인수합병(M&A)은 매우 중요한 경영기법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인수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내부에 M&A 상시 전담팀을 두고 대상 기업을 수시로 물색한다. 그러나 자기 기업의 매각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민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많은 한국 기업들은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매각을 고려한다. 그러나 M&A에 익숙한 외국 기업들은 매각도 인수만큼이나 중요한 경영 기법으로 활용한다. 즉,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 차원에서만 추진하는 게 아니라 매각 대금을 재투자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목적에서 매각을 활용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5호(5월 15일자)에 실린 성공적 매각을 위한 다섯 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 나보다는 남에게 더 가치 있는 회사를 팔아라

매각 기업이 매각하기 아깝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핵심 사업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매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 및 수익성이 높거나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이 있는 회사를 매각 대상으로 해야 한다. 나에게 가치 있는 기업을 더욱 높은 가치에 매각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다. 두산이 매각한 ‘처음처럼’이나 테크팩은 모두 경쟁력 있는 사업이었지만 과감한 매각 결정으로 회사의 포트폴리오는 성공적으로 재편됐다.

○ 최적의 인수 대상자 물색에 공을 들이라

기업을 인수할 때 시너지를 고려하는 것처럼 매각할 때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을 찾아 집중적으로 구애해야 한다. 시너지는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매출 시너지보다는 비용 시너지가 현실화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인수 기업은 비용 시너지가 높은 기업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인수에 참여할 후보 기업 목록을 만들고 개별 기업별로 전략적 필요성이나 재무 현황을 명확히 파악해 매각 전략을 세워야 한다.

○ 매각할 때는 사모펀드를 적극 활용하라

최근 기업 인수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자는 사모펀드다. 최근 사모펀드의 실탄은 한국 기준 10조∼15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금액을 약정된 기간 내에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사모펀드는 적극적으로 인수 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

○ 역실사(reverse due diligence)를 기업 가치 개선의 기회로 삼아라

역실사는 매각자가 투자자의 처지에서 매물로 내놓은 기업을 면밀히 실사하는 활동이다. 즉, 매각 당사자가 매각하려는 기업의 이익 지속성, 추가매출 창출 기회, 잠재 위험 등을 명확히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매각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현금 흐름에 부(―)의 영향을 주는 사업은 매물로 내놓기 전에 과감하게 정리한다든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매각 이전에 그 추세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유도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 매각 기업의 위험 요소를 솔직하게 드러내라

매각을 일회성 이벤트로 고려하지 않고 장기적인 경영 기법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매각 가치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속아서 물건을 산 소비자는 그 상점을 다시는 찾지 않는다. 하물며 막대한 금액을 지불한 기업 인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기본적으로 매각 대상 기업의 장점을 부각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과장해서는 안 된다.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은 오히려 인수자의 신뢰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잠재적 위험은 더욱 명확히 공유해야 한다. 인수 경험을 통해 역량을 구축한 기업들이 늘고 전략·회계·세무·법무 컨설팅 등 자문사들의 전문성도 높아지면서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인수 실사로부터 감추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감출 수 없는 위험이라면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혁진 베인&컴퍼니 서울사무소 파트너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5호(2012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인재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 Harvard Business Review


인재전쟁 시대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고위 임원으로 승진할 잠재력이 큰 후보들을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에 회사를 이끌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기업은 의외로 드물다. 업계에서 합의된 인재관리 베스트 프랙티스도 찾기 힘들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전 과정을 끝까지 연구한 사람도 없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교수와 니틴 노리아 교수는 이런 문제의식 아래 2007년부터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 관리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정립했다. 회사 전략을 고려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하며 신중하게 후보를 선택해야 하고 다양한 직무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인재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대한 하버드대 연구팀의 최신 연구 성과를 전한다.



‘통제’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 Best Seller Preview


핵심 역량, 전략적 의지 등의 개념을 창안한 세계적 경영 사상가 게리 하멜이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What matters now)’란 신작을 내놓았다. 소셜미디어와 빅데이터, 신흥시장, 가상위협, 위험관리, 개방형 혁신 등 수많은 경영 화두가 난무하는 시대다. 하지만 그는 경영자가 진정으로 신경을 써야 할 요소는 가치, 혁신, 적응력, 열정, 이데올로기 등 다섯 가지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과거 100년 이상 기업의 역사를 지배했던 ‘통제’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급체계 없이 경영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이런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DBR#매각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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